시리아 최후의 결전 다가오나…동구타 반군도 지상전 준비
【다마스쿠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시리아 구타의 한 임시 병원에서 의료진이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 반정부단체 구타미디어센터(HMC)가 제공했다. 2018.2.22.
정부군, 대대적 공습 이어 본격 지상전 나설듯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동구타 공습을 강화하면서 지상 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반군 역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21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이 바샤르 알 사드 정권의 군 최고사령관 중 하나인 수헤일 알 하산 장군이 이끄는 지상군을 동구타 외곽에 대거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알 하산 장군은 아사드 정권의 최정예인 호랑이(Tiger) 부대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7년간의 시리아 내전에서 여러 차례 반군 격퇴 작전을 이끌었고, 유일한 패배는 2014년 와디데이프 전투 뿐으로 알려졌다.
알 하산은 인정사정 없는 지상 작전 구사로 유명하다. 그는 지상전에 돌입하기 전 수일에 걸쳐 무차별적 공습과 포격을 퍼붓는 방식을 선호한다. 최근 동구타 대대적 공습은 바로 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알 하산은 반군 지역을 포위하고 확성기를 통해 직접 투항을 촉구하기도 했다. 2016년 알레포 전투에선 "지금이라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다. 내가 당신들을 파괴하게 만들지 마라"는 방송을 했다.
동구타에 주둔하는 반군은 알 하산 장군이 이끄는 부대 배치를 정부군 지상전의 신호탄이라고 보고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며칠 내로 과거와 같은 성격의 확성기 방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 중이다.
【다마스쿠스( 시리아) = AP/뉴시스】시리아 반정부 단체 구타 미디어 센터가 제공한 동구타 지역의 참상. 정부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빌딩 주변에서 21일(현지식산) 민간인 구조대가 건물잔해에 깔린 희생자들을 찾고 있다. 이 곳에서는 21일 아침에도 폭격이 계속돼 10명이 숨졌다.
국제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동구타 사태를 '대학살'에 비유하고 있다. 1994년 러시아의 체첸 침공(10만 명 사망), 1995년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학살(약 8000명 사망)에 버금가는 살육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아사드가 동구타에 민간인들을 가둬 놓고 병원까지 폭격하고 있다"며 "전쟁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이 건 대학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시리아 의료구호 단체 연합(UMCRO)의 자이둔 알 조아비는 "시리아 역사상 최악의 공격이 될 수 있다"며 사흘 동안만 3000차례 가까운 공습이 이뤄졌고, 때로 1분 만에 최대 20차례의 공습이 가해지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의사는 "음식도, 약품도, 피난처도 없다. 가게, 시장, 병원, 학교, 사원 모든 게 공격 받고 있다"며 부상 치료를 받고 돌아간 사람들이 몇 시간 뒤 또 다른 부상으로 병원을 찾아 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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