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 동구타 민간인 대살상에도 "테러와 싸울 뿐"
【다마스쿠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시리아 구타의 한 임시 병원에서 의료진이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 반정부단체 구타미디어센터(HMC)가 제공했다. 2018.2.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동구타에서 민간인 살상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시리아 정부는 "우리는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일관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인근에서 영국 ITV뉴스 기자와 만나 "우리는 구타의 테러범들과 싸우고 있다. 국민들과 싸우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자파리 대사는 정부군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학교와 병원이 파괴됐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국민을 죽이지 않는다. 테러범들과 싸우고 있을 뿐이다. 그 게 바로 정부의 의무"라고 반복했다.
그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동구타 공습으로 이틀 만에 민간인 26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며, 부정확한 보도가 상황을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뉴욕 센트럴파크에 수백명의 테러범들이 있다면 당신들 정부는 어떻게 할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2011년 3월부터 이어진 내전에서 승기를 잡은 시리아 정부군은 이달 들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동구타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동구타에는 수천 명 규모의 반군과 더불어 민간인 40만 명이 고립돼 있다.
유엔은 동구타를 '생지옥'으로 표현하며, 즉각적인 휴전과 구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공습으로 이달 4일 이래 최소 345명이 숨지고 878명이 다쳤다고 추정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추가 공습에 마음을 졸이며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자포자기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현지 의료진들은 학교, 병원, 사원, 상점 등 눈 앞의 모든 게 공격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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