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피로 넘쳐 나"…시리아 동구타 대량 살상에 의료난
【구타=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의 간이 병원에서 정부군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2018.2.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병원이 피로 넘쳐 나고 있다. 어떻게든 환자들을 도우려고 애쓰고 있지만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다"
시리아 동구타에서 정부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겨우 며칠 만에 300명 넘게 숨지고 약 1000명이 다치면서 이미 열악한 현지의 의료 환경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들이스트아이(MEE)는 21일(현지시간) 동구타의 병원들이 밀려드는 부상자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진은 물론이고 의약품과 진료 장비, 전기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의사 말리크 박사는 "부상자들을 나를 앰뷸런스가 부족하다. 많은 이들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지고 있다"며 "한꺼번에 환자 15~20명을 봐야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안전 문제를 이유로 실명을 모두 밝히길 거부한 그는 "가족, 친구, 동료 의료진 그 게 누구든 우리는 가능한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일을 계속해야 한다"며 "한 명이라도 더 살린다면 우리로선 큰 성취"라고 말했다.
다마스쿠스 의료 센터의 모하마드 살렘 박사는 의료 장비가 대부분 파손돼 병원 여건이 매우 원시적이라며 "지하로 시설을 옮기고 있다. 장비도 전기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사 리다 박사는 "의료진은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 화요일에만 수술 10건을 했다.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이도 있다"며 "우리가 볼 때 (공습의) 주요 표적은 민간인"이라고 말했다.
정부군은 이달 들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동구타 공습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동구타는 2012년 12월부터 정부군 봉쇄 아래 있어 이미 식량난과 의료난이 심각한 상태였다.
구호 단체들은 정부군의 공습이 심해지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접근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이대로라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빚어질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마리안 가세르 시리아 대표는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 미친 짓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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