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틸러슨 경질, 핵협정 폐기 트럼프 결의 보여줘"
【나이로비=AP/뉴시스】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18.03.10
이란 국영 ISNA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치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은 핵협정 탈퇴를 작정하고 있다. 국무부 내 변화는 이 목표를 마음에 두고 이뤄졌다. 적어도 (틸러슨 경질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치 차관은 "미국이 핵협정을 탈퇴하면 우리도 그만 두겠다"며 "우리는 유럽국들에 그들이 미국을 협상에 머물도록 하지 못하면 이란도 떠날 거라고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알리 코람 전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이란 일간 아르만 기고글을 통해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강경 외교 노선에 우려를 표했다.
코람 전 대사는 "폼페이오는 국제적 단속의 필요성을 들며 이라크전 같은 전쟁을 유발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유럽 열강들이 그의 열망에 맞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흐람 가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틸러슨 결질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주 여러 번" 일어나고 있는 인사 변화의 일부로 보인다며 "미국의 접근법과 거시적 정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P5+1)은 10여 년간의 협상 끝에 2015년 7월 핵협정을 타결했다.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은 대 이란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로 핵협정 정신을 저버리고 있다며 핵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1월 이란 제재 면제 조치를 일단 연장하면서 협정의 허점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줬다고 경고했다.
협정 폐기 대신 수정을 선호한 틸러슨과 달리 폼페이오 지명자는 이란에 훨씬 매파적 견해를 지니고 있어 그가 국무장관에 오르면 미국의 이란 핵협정이 탈퇴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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