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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임박, 북한군 이상조짐은 없나

등록 2018.03.16 10: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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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임박, 북한군 이상조짐은 없나

권력 쥔 이후 빈번한 물갈이 인사로 군 통제
 특사단 만남때 군 수뇌부 없어…자신감 표명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한반도 정세를 판가름할 남북 정상회담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라는 선대의 유훈(遺訓)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지난 1월 신년 육성사에서 밝혔듯이 그의 책상 위에는 여전히 핵 단추가 놓여 있다.

 또한 북한은 그동안 선군(先軍)정치를 표방해 온 만큼 정권 내 인민군의 위상은 결코 낮지 않다. 그러나 지난 2월8일 열병식을 제외하고는 최근 북한군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남북, 북미 간 대화국면에 들어가면서 북한이 군의 움직임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해 동계군사훈련을 공개하고 재래식 전력을 과시하고 김 위원장이 참석해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의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력 약화로 군사 훈련 규모도 축소했을 가능성과 함께 현 상황에서 재래식 무력 사용이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정권 차원에서 훈련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북한 일부 군부세력이 대화국면에 불만을 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것이 외부로 표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권력을 쥔 이후에는 당이 군부를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을 9일 보도했다. 2018.02.0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을 9일 보도했다. 2018.02.09.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2월30일 북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빈번하게 군 수뇌부를 '물갈이'하며 길들여왔다. 북한군 내 서열 2위와 3위인 총참모장과 인민무력상을 수시로 바꾸는가 하면, 군내 최고 권력기관인 총정치국을 검열해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한때 실각시키기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북한 정권이 세워진 이후 계속 이어져왔던 육·해·공 3군종에 같은 급으로 전략군사령부를 창설하면서, 4군종 체제로 군 조직도 바꿨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4군종인 전략군사령부를 신설하면서 전략군에 애착을 보여 왔다"며 "전방 타 군종들 사이에 불만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무력상부터 시작해서 주요 재래식 전력을 다루는 군종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물갈이를 자주 하면서 길들이기를 열심히 했다는 것을 봤을 때, 군부가 반발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김정일 시대처럼 힘이 필요할 때 특정 권력구조를 득세시키고 나머지는 죽이는 방식 아니라, 김 위원장이 완전히 통제하는 체계로 운용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반발 개념은 아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군부 통제에 대한 자신감은 이번 대북특사단 방북 때도 일면이 드러났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측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과 만찬을 한 모습을 6일 보도했다. 특별기 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우리측 대북 특별사절단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구성됐다. 2018.03.06.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측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과 만찬을 한 모습을 6일 보도했다. 특별기 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우리측 대북 특별사절단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구성됐다. 2018.03.06.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측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 등만 대동했다. 행사장 사진 등에서도 군 수뇌부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에 대해 "과거 김정일 시대 회담장은 '권총 찬 사람'만 득실거렸다. (김정은은) 그만큼 군부의 힘을 뺐다는 이야기"라며 "군부에 둘러싸이지 않고 김정은이 독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군부를 통제하고 있고 대화국면이 이어지더라도 경계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2005년 6자회담 과정에서 9·19공동성명에 합의하고 핵확산방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를 약속했지만 2차 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무력도발을 했다.

  당시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던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자금 동결을 계기로 북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2006년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대포동 2호를 발사하고 이어 같은 해 10월9일 1차 핵실험을 단행해 9·19공동성명을 공식적으로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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