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와 볼턴, 충돌을 향해 가다" 폴리티코
같은 매파지만 세계관·관심 확연히 달라
【워싱턴=AP/뉴시스】 존 볼턴 신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캐비넷룸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군장성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8.04.09
겉으로는 두 사람이 친밀해 보일지 몰라도 개인적 관심사가 너무 달라 서로 경쟁이 불가피하고 그 과정에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팀에 합류한 뒤 사실상 대통령 뜻대로 모든 게 진행되고 있다. 두 사람의 순종적인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며, 이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새로운 참모들이 개인적 의제들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북한, 시리아, 무역 등 각종 외교안보 의제들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들을 밀어부치면서 고분고분하지 않은 참모들을 밀어내고 두 사람을 임명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두 사람이 이전 참모들보다 더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외교안보팀을 이해하는 핵심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관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두 사람을 두고 똑같이 닮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관료주의와의 사투를 실행할 강경 매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각에서 현재 트럼프 행정부를 "전쟁 내각"이라는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들의 배경, 세계관, 야망 등은 확연히 다르다.
볼턴 보좌관의 세계관은 과거 6개월간 썼던 2개의 칼럼으로 요약된다. "이란핵협정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라는 내셔널리뷰에 실린 칼럼과 "북한을 먼저 공격하기 위한 법적 소송"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이다.
그는 2개 칼럼에서 외교안보정책 문제를 다루면서 법과 법적 소송에만 집중했을 뿐 그 어떤 전략도 내놓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외교정책을 다룬다는 것은 핵협정을 중단한 후 미국이 해야 할 일이나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법상 다국가간 상호자유무역 옹호론자(multilateralists) 및 자유주의자들과의 전투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계를 보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취임 선서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면서 웃고 있다. 2018.05.03.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새로운 분열은 매파냐 비둘기파냐가 아니라 소송자와 기획자간 분열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볼턴 보좌관이 대행하는 이 소송자 입장은 국내외 적들에게 보복하는 방식으로 국가안보정책을 수행한다. 이들은 더 나아가 다음 목표물이 정해지기 전까지 다자간 거래를 망치고, 국제적 약속을 철회시키면서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하지만 기획자들은 보복 이후 계획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미국의 외교정책이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라는 것을 안다. 그들은 예방적 공격(preventive strike), 핵협정 포기 후 이란 핵 프로그램의 미래, 무역전쟁 뒤 동맹국들과의 관계 등을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소송자들이 미국을 완전히 곤경에 빠트릴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가장 잘 숙련된 기획가이자 전략가이다. 그는 북한에 대한 예방적 공격 이후나 미국이 시리아서 러시아와 분쟁에 휘말리게 되거나 이란과 핵협정을 파기하면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실각한 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갈수록 고립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폴리티코는 폼페이오 장관이 소송자와 기획자, 그 어디에 자신의 포지션을 정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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