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싱가포르 독무대 원해…文·아베 합류 불원"
"남·북·미 3국 정상회담 가능성 낮아"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과 연계한 회담을 바라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모두 북미협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어 하지만 백악관은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만을 갖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일대일 협상을 필요로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WP는 만일 미국과 북한이 북미일 정상회담에 동의를 한다면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싱가포르로 날아갈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WP는 한국정부의 한 관계자가 1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연례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준비를 위해 싱가포르로 날아갔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북미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전했다.
WP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1953년 정전협정을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남·북·미 3국 정상회담 혹은 남·북·미·중 4국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음을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달 30~31일 뉴욕에서 회동해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에서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 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미국과 북한이 지지를 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하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갖게 될 경우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2018.06.02. (사진 =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극비리에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그리고 문 대통령이 3자 간 핫라인 통화를 하시는 것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남북미 3국 간의 핫라인 개설은 사전에 남북미 3자 간의 정상회담부터 먼저 해야 가능하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답했었다.
WP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한국정부는 한반도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북한 피난민의 아들인 문 대통령의 개인적인 이슈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공식적인 종전선언이 있게 되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종전선언을 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 협상 초반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이 과연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유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WP는 한국과 미국 간에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의견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WP는 한국정부가 장기적으로는 종전선언 문제 등 북미협상 과정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너무 일찍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패는 트럼프의 협상 기술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백악관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체제 안전과 경제 보상안 마련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 등 다른 부처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는 다른 모든 안건들은 모두 반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부차적인 내용들은 더하지 마라”는 게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핵심 지침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의 의제를 핵심 이슈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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