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앞에서 이렇게 비굴한 美대통령 전무"…트럼프 처신 논란
트럼프, 2016년 美 대선 개입 안했다 푸틴 발언 전폭적 신뢰
NYT "대통령이 해외에서 해야 할 처신 모든 개념 무너 뜨려"
【헬싱키=AP/뉴시스】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면서 악수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우리는 미국 선거를 간섭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주장은 터무니없다(nonsense)”고 밝혔다. 2018.07.17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이 한마디로 일갈했다.
미 정보기관은 물론 미 의회에서조차 지난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도 이를 부인하면서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만을 전폭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나의 정보기관 사람들에 대해 큰 신뢰를 갖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오늘 매우 강하고 힘있게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부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 스캔들)수사가 우리나라를 위해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단절시켰다"면서 자신의 선거캠프는 러시아 정부와 아무런 결탁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미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증언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대해선 "우리나라의 불명예"라고 비난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방금 러시아는 아니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렇게(개입) 할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 후 한 가지가 분명해졌는데, 그것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말만 믿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미국의 헌법과 주권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충분히 기이한 일인 데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해외에서 그처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투병중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이전 어느 대통령도 독재자 앞에서 그렇게 비굴하게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비난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행 에어포스원에서 트위터를 통해 "오늘 그리고 전에도 여러번 말했듯이 내 정보기관 사람들에게 대단한 신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두 핵 강국으로 서로 잘 지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적 대화는 미국에 좋을 뿐 아니라 러시아와 세계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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