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들, 트럼프와 대화거부 '미친 짓'이라 말해" NYT
이란 국민들, 이란 정권과 달리 트럼프와 대화 원해
경제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 듯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의 한 거리 환전상이 30일 테헤란 중심가에서 50유로짜리 지폐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란 리알화가 미국의 경제제재 재개를 앞두고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경기침체와 민간 소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8.7.31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직접 만난 이란 국민들이 지도자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는 것은 "미친(nots)" 짓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잠쉬드 모니리(45)는 "물론 우리는 트럼프와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를 하는 게 뭐가 잘못됐나? 그와 대화하지 않는 것은 미친 (짓을)하는 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에 이어 이날에도 플로리다주 탬파 정치집회 연설에서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조만간 우리와 이야기하리란 느낌을 받았다"며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국제사회가 체결한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호러 쇼'로 재차 비난하며 "이란 문제가 잘 풀리길 바란다. 그들은 지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인 30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것처럼 이란이 원한다면 로하니 대통령과도 전제 조건 없이 회동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대화 제안은 온통 이란인들의 마음 속에 있는 것 같이 보였고, 그 이유는 이란 경제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 통화 리알화 가치가 지난해 이후 80%나 떨어졌고, 최근 며칠 동안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는 8월 6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대(對) 이란제재를 피하기 위해 테헤란을 떠났다. 거의 매주 가격 인상에 반대하고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경제가 더 나빠질 경우 현 상황이 어떻게 확산될지 알 수 없다.
【테헤란=AP/뉴시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왼쪽)가 3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한 군대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이 제공. 2018.7.2.
하지만 이란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무위로 돌이려는 듯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는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란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무식하고, 변덕스러운데다, 거만하고 무례하다고 비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하는 것 자체를 제국주의 압제에 굴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보통의 이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이란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테헤란 시민 가데르 사파자데는 자신을 인내심이 강한 사람으로 소개하면서, "(하지만)오랫동안 지금처럼 살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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