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내분…"대표가 각종 전횡" vs "완전한 왜곡"
"정회원 기준 상향…측근으로 이사회 구성 시도"
"대표 문제 발언 기록 활동가들 부당 인사조치"
조 대표 "전후 맥락 없이 일방적인 주장" 반박
"정관 개정안은 회원들 의견 수렴해서 만든 것"
"동료들 언행 기록해 외부로 유출 징계 불가피"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동물자유연대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가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동물자유연대 사태 폭로 및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1.07. [email protected]
동물자유연대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가 조희경 대표의 사유화로 멍들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사전 공지 없이 정회원 자격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상정했다.
대표이사의 추천을 받은 정회원과 후원회원은 이사회를 구성해 대표이사와 감사를 선임할 수 있다.
그런데 조 대표가 '가입한 지 10년 이상, 정기 후원금 납부 8년 이상, 가입 기간 월 평균 1만원 이상, 현재 월 3만원 이상 정기 후원금 납부자'라는 높은 자격 기준을 설정해 자신의 측근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려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3월 통과됐다.
아울러 조 대표의 언행과 행동에 항의한 일부 활동가들에게 부당한 인사조치가 내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활동가들이 조 대표의 비건(Vegan·동물성 식품 섭취뿐만 동물성 원료 제품 사용도 안 하는 것) 활동가 비방 발언이나 캠페인 영상 작업의 일방적 수정 등에 항의하고 이를 기록하자 대기발령, 해고 등 중징계를 내렸다는 것이다. 인사조치를 받은 활동가들은 이후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해 '정직 10일 및 부서이동' 처분을 받거나 견책 처분 징계를 받았다.
비대위는 "당시 징계처분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있던 일부 구성원들은 조 대표를 비롯한 운영진의 노골적인 괴롭힘에 못 이겨 결국 전원 퇴사했다"며 "한 활동가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징계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중간관리자들은 괴롭힘을 멈추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동물자유연대 회원들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펫숍 79마리 방치 치사사건 고발 및 반려동물 영업규정, 관리·감독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원들은 "펫숍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 처벌을 촉구"하며 "반려동물산업육성법 제정 즉각 철회 촉구"를 주장했다. 2018.02.20. [email protected]
이들은 "시민단체 활동가는 권력의 부조리를 묵과하지 않고 폭력에 대항해 그 역사를 기록하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며 "활동가들을 수시로 감시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권력 없는 사람들이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작은 무기 하나조차 빼앗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조 대표에게 ▲부당징계, 인사발령 철회 및 부당 언행 사과 ▲정관 재개정 ▲별도 조사위원회 구성 및 일부 관리자 조치 시행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오는 9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리는 '2018 감사의 밤' 행사장 앞에서 관련 규탄행동을 할 계획이다.
반면 조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사조직 움직임과 부당해고 의혹에 대해 "완전한 왜곡"이라며 "전후 맥락 없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관 개정과 관련해 "초안은 법률지원센터가 이미 만들었다"며 "우리는 단체의 운영 및 회원들에 대한 특징과 같은 자료를 제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관 개정안도 각계각층 회원들이 참여한 두 번의 총회에 걸쳐 치열한 토론 끝에 의견을 수렴해 만든 것이지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동물자유연대, 카라 회원들이 중복인 지난 7월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개식용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7.27. [email protected]
이어 "비건활동을 탄압했다고 하지만 이들의 기록·수집 행위 때문에 다른 활동가들이 분노했고 집단으로 탄원서를 썼다. 퇴사를 한 이들도 있다"며 "나는 대표로서 양 측을 모두 조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일부 이사진이 노동조합 설립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은 "예전 일 같다"며 "이사진 대부분은 고액 후원자고 활동가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고 했다.
조 대표는 "문제를 제기한 활동가는 정식절차 없이 이메일로 '휴직하겠다'고 통보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이는 8개월 동안 24일 휴가 쓰고 70회 지각했으며 9개월 동안 17일 휴가를 쓴 이도 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2001년 창립됐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 수입은 약 44억원, 정기후원회비 약 3억1000만원, 회원수 1만4000여명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