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로 불어난 가계빚…1년새 신용대출 25조 급증
은행 가계 주택담보대출 둔화에도 신용대출은 폭증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규모 '역대 최대'
상대적으로 규제 덜한 신용대출에 수요 쏠린 영향
DSR 규제 강화 등으로 향후 증가세에 제동 걸릴 듯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은행권 신용대출이 지난 1년간 25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2016년 가계대출 폭증기 때와 견주더라도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는 유독 가파르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옥죄기에 몰두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 한 쪽으로 수요가 옮겨간 일종의 '풍선효과'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 잔액이 지난달말 기준 216조1000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0월(190조8000억원)보다 25조3000억원 증가했다. 10월에만 4조2000억원 늘어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조5000억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그간 가계대출을 떠받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하는 추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2015년말 기준 전년동기대비 70조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55조8000억원, 2017년 37조2000억원으로 점차 축소되는 모습이다. 올 10월까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28조1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8.2 부동산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이어 올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이 쏟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대폭 높아진 영향이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15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7000억원 늘어났다. [email protected]
반면 신용대출 등이 불어나며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난 2015년말 전년동기대비 7조9000억원에 불과했던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2016년 13조원, 지난해 21조6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20조3000억원 늘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한 지난해 수준에 벌써 다다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에 막힌 차주들의 수요에 더해 주택거래 급증으로 취·등록세나 이사비용 등 부대비용 수요가 복합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은행들의 신용대출 취급 경쟁이 불붙은 점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모든 가계부채의 원리금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전격 도입함에 따라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세에 점차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DSR은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이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차주의 경우 신규 대출에 제한을 받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로 지난 몇년간 10%대를 넘나들던 가계대출 증가율은 내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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