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진 "아버지보다 3살 많은 태종 선배님, 뭐라고 부르죠"
부산중앙고 3학년 서명진, 2018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연령대 대표팀 거친 187.7㎝ 가드…유재학 감독 "남다른 재능"
겨울방학 시작하면 팀 합류
부산중앙고 서명진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지난달 26일 열린 2018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부산중앙고의 가드 서명진(19)을 전체 3순위로 지명했다. 187.7㎝의 가드로서 작지 않은 신장과 재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서명진은 1999년생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다. 최근 부산중앙고에서 만난 서명진은 "솔직히 1라운드 중반 정도에 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빨리 지명 받을지 몰라서 외웠던 소감을 다 까먹었다"며 "유재학 감독님께서 '부산중앙고'라고 하는 순간에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선 기억뿐이다"고 했다.
서명진은 16세 이하(U-16),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모두 거쳤다. 돌파와 볼 핸들링이 좋고, 어린 선수치곤 슈팅 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유 감독은 "재능이 남다른 선수"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키우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했다.
부산성남초 3학년 때 처음 농구을 시작했지만 손에서 피가 나고, 손톱이 깨지는 게 싫어서 그만뒀다. 1년 만에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겁이 많았다고 한다. 부산금명중에 입학해 고등학교 선배들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 서명진은 "부산중앙고와 연습경기를 하는데 당시에 천기범(삼성) 선배님이 있었는데 정말 잘했다. 그런 분과 같이 경기를 하라고 하니 긴장해서 코트를 밟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던 적이 있다"며 웃었다.
서서히 기량을 인정받고 태극마크를 달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대학교 대신 프로 조기 진출을 택한 이유다.
서명진은 "발목을 다쳐 재활하면서 깊은 고민을 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선배인 (양)홍석이 형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면서 프로에 빨리 가는 게 좋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에서 1학년만 마치고 프로에 도전한 양홍석(KT)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됐다. 이번 시즌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릴 만큼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3순위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부산 중앙고 서명진을 지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1.26. [email protected]
현대모비스 훈련체육관은 신세계였다. "시설이 정말 좋았다. 내가 촌놈이 된 것처럼 신기했다"며 "수능이 끝나서 3학년은 급식을 안 주는데 그곳에서 균형 잡힌 영양소의 식단을 보고 많이 놀랐다. 좋았다"고 했다.
서명진은 손목에서 엄지손가락 쪽에 있는 뼈인 주상골 골절로 핀을 박은 상태다. 당분간 재활에 집중하고, 겨울방학이 시작하는 이달 말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닮고 싶은 선수로는 이대성(현대모비스)을 꼽았다. 그는 "나는 세트오펜스보다 속공을 좋아한다. 부산에서 열린 국가대표 경기를 보고 대성이 형에게 감동을 받았다. 하나하나 배워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팀에 빨리 합류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목표만 있다.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좋은 선수로 남고 싶다. 없어선 안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인터뷰 마지막에 고민을 털어놨다. 호칭 문제였다. 서명진은 "앞으로 문태종 선배님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운동할 때는 그냥 '형'이라고 부르면 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기에 (나이가) 좀 많은 것 같다"며 "아버지보다 세 살 많다"고 했다. 서명진의 아버지는 1978년생이다. 1975년생 문태종보다 세 살 적다.
학교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자 아이돌 '레드벨벳'보다 농구가 더 좋다는 서명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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