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국방부 등 美정부 내 대북 핵협상 반대의견 많아" WP
볼턴, 폼페이오 장관에 '비건의 협상방식' 불만 표시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2019.02.21. [email protected]
WP는 볼턴 보좌관이 비건 특별대표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발표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너무 매달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비건 특별대표의 접근 방식과 비핵화협상이 실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WP는 강경파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대규모의 검증가능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대북제재 해제를 푸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는 것을 정당화할 보여줄 거리를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달말 스탠퍼드대에서 행한 강연에서 북한의 비핵화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면서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종전선언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밝혔다며, 강경파들은 이같은 단계적 접근방식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최근 정부 부처간 회의에서 재무부와 국방부 고위관리들이 비건 특별대표에게 제재를 해제하거나 종전선언에 쉽게 동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회의 분위기를 전한 익명의 소식통은 비건 특별대표 혼자서 협상 타결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정부 밖에서 비건 특별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협상을 하는 비건 특별대표의 의지를 칭찬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보수적인 허드슨 연구소의 토드 린드버그 선임연구원은 "이 접근 방식에 반대한다면 외교를 중시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건 대표의 활동이) 훌륭한 외교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북한과 협상에 참여했던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은 "많은 비판자들이 아무것도 효과가 없고 모든 것이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진전이 이뤄지길 바라지만 위험을 줄이는 여러 단계와 방법이 있는 것이며 곧바로 종점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WP는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특별대표에게 어려운 협상을 일임한 것인지 아니면 신중하게 작성된 발언자료나 보고서보다 자신의 본능과 즉흥적 스타일을 앞세우는 대통령의 쇼윈도에 불과한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비건 특별대표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에서 함께 일했던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연구센터 아시아 전문가는 "비건과 협상팀이 직면한 딜레마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황금단지로 생각하면서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비건 특별대표가 최근 전 대북협상 담당자 및 전문가들과 워싱턴에서 만나 북한과 협상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는 30년 가까이 간헐적으로 이어져온 북한과 협상과정에서 나온 것 이상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다"면서도 진전이 시작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비건을 만나본 사람들은 그가 정치적으로 감각이 있고 유능한 협상가이며, 자신이 맡은 일의 어려움을 분명히 알고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