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 할까'…건설업계, 하노이 북미 회담 이후 '촉각'
【그래픽=뉴시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평양역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공식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건설업계가 오는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를 예의 주시하며 잰걸음을 걷고 있다. 양 정상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북한 비핵화 합의 수준과 미국의 지원책 등에 따라 남북경협 등 남북관계 전반에 불어닥칠 변화의 격류가 거셀 것으로 보고 경협 지원단을 꾸리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 10년을 거치며 무뎌진 대북 정보 감각을 되살리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 하노이 공사 현장 직원들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현지 분위기를 면밀히 주시하고 ▲관련 조직을신설하거나 ▲올들어 직원들을 대학원 북한학과 석사과정에 등록시켜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그룹과 친교도 다지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건설업계의 좌장인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들어 남북경협 지원단을 꾸렸다. 또 재작년 2월 착공한 하노이 지하철 지하터널·역사 공사 현장 직원 등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현지 기류도 파악하는 등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에 일찌감치 진출해 석탄화력발전소, 호텔, 지하철 역사 등을 지으면서 구축한 현지 인맥들과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대북경협의 경험이 풍부한 대우건설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 시절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호각지세를 이루며 대북경협을 주도하던 대우건설은 지난해 전략기획사업본부 산하에 북방사업지원팀을 꾸려 남북경협은 물론 그 이후를 준비해왔다. 북미 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이 공을 들여온 세계 경영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밖에 지난해 태스크포스를 꾸린 대림산업은 3년전 착공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하노이 현지 경전철 사업 현장 등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챙기고 있다. GS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들도 지난해 일찌감치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북미 정상회담 이후 펼쳐질 한반도 냉전 질서의 점진적 해체가 대내외 사업환경에 몰고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아산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25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2018.10.16. [email protected]
북미간 합의가 '빅딜'로 끝날 지, 아니면 '스몰딜'에 그칠 지는 ▲남북경협이 앞으로 어느 수준까지 재개될지 ▲남북경협이 남북러 가스관 사업 등 한반도의 경계를 넘어 북방사업으로 외연을 넓혀갈 수 있을지 ▲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의 자금이 북한으로 유입되고, 다국적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는 기틀을 놓을 수 있을지 등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상회담 결과를 좌우할 변수는 복잡하다. 벌써부터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하지만 양 정상이 정상회담 개최에 기 합의하고, 실무진들이 의제를 집중 논의해온 점에 비춰볼 때 일정 성과는 예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또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4월중 답방하고, 남북 도로·철도 복원,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답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후 남북경협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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