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결렬에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뺨 위로 눈물
협회 사무실서 회담 시청
트럼프 회견 후 분위기 침체
"끝이 아니다, 반드시 공단 갈 것"
비대위, 내달 4일 회의 예정대로 진행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된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신한용 개성공단협의회장과 관계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생중계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9.02.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기대보다 실망은 배로 컸다.
28일 북미회담이 결렬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우리는 반드시 개성공단에 갈 것이다"며 눈물을 흘렸다.
신한용 회장을 비롯한 개성공단기업인들은 27일부터 1박 2일로 예고된 북미 정상회담을 함께 지켜봤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7층에 자리한 협회 사무실에는 이틀 간 열댓명의 개성공단기업인들이 TV로 회담을 시청했다.
개성공단기업인들은 앞서 7번의 방북신청이 모두 무산되며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공단 재가동'을 언급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던 만큼, 제재에 직접 연관을 맺은 미국과의 만남에서 공단재가동을 위한 틀이 잡힐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 3시 30분께 예정과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찬과 서명식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는 속보가 전달되며 분위기는 급침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오후 결국 합의가 결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협회 사무실 안은 기업인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새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회견을 마친 후 회담이 무산됐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자 사무실 분위기는 더욱 침체됐다.
TV를 끈 신한용 회장은 "어제 오늘 아침부터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들"이라며 "이것이 결렬이기에 아직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운을 뗏다.
신 회장은 감정을 다스리며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 상황에서 기업의 입장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분명한 것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반드시 개성공단에 갈 것이다"고 말을 마쳤다.
이를 끝으로 공단과 관계자의 공식 입장은 종료됐다. 신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희망'을 놓치않겠다는 의지를 전했지만 공단 관계자들의 실망은 어느때 보다 클 것으로 추측된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박근혜 전 정부 시절 급작스럽게 중단됐다. 정부의 일방적 조치로 여유없이 터전을 떠나온 기업들은 그간 7차례의 시설물 점검 차원의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 연내 재가동을 위해 노력했지만, 공단이 폐쇄 3년을 넘기며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이번 북미회담이 결렬됐지만 개성공단입기업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앞서 예고했던 내달 4일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업인들의 입장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지만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향후 협회의 계획이 논의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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