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사고' 러시아 화물선 선장 음주운항 등 혐의 부인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부산 남구 용호부두에 정박 중인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승선원 15명)의 승선원들이 파손된 선박 구조물을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이 선박이 충돌한 광안대교 하판에서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들이 안전점검 등을 하고 있다. 2019.03.01. [email protected]
부산해양경찰서는 씨그랜드호의 선장 A(43)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한 결과, A씨는 광안대교 충돌사고 이후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고 1일 밝혔다.
사고 이후 해경이 A씨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86%로 나타났다. 해사안전법상 해상 음주운항 단속기준은 0.03%이다.
사고 당시 씨그랜드호 조타실에는 A씨와 1항사, 조타수 등이 있었고, 조타기는 조타수가 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A씨는 음주사실이 확인됐지만 나머지 조타수 등은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이 광안대교로 향한 이유에 대해 A씨는 "배를 안전 각도를 유지해 항해할 수 없었다"고 밝혔고, 앞서 요트 등과 충돌사고 이후 부산VTS(해상교통관제센터)의 교신을 무시하다가 뒤늦게 예인선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배 조종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예인선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은 정황상 A씨의 음주운항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추가 조사를 진행한 이후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사고이후 도주 여부에 대해서는 선박이 항계내를 벗어나지 않았고, 사고 직후 VTS를 호출하는 등의 정황을 토대로 도주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경은 밝혔다.
해경은 사고 선박의 항로 및 조타실에서의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항해기록장치(VDR)를 확보해 분석을 의뢰하고, 선박 내 CCTV영상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씨그랜드호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0분께 광안대교 교각 10~11번 사이 하판(해운대 방면)을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광안대교 하판의 철 구조물에 가로·세로 각 5m 크기의 구멍이 생겼다. 다행히 인명피해와 해양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선박은 앞서 용호부두에서 정박 중인 요트와 바지 등 선박 3척을 들이받는 사고도 냈다. 이 사고로 요트 승선자와 바지선 승선자 등 3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경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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