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권력 향한 무서운 질투,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인간의 탐욕과 질투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 18세기 절대권력을 지닌 영국의 여왕 '앤'(올리비아 콜먼)의 총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두 여자의 이야기다. 큰 범주에서 보면 여자들끼리의 질투와 시기를 다뤘다. 깊이 들여다보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짚었다.
올리비아 콜먼
레이철 와이즈
에마 스톤
세라가 앤 대신 국정을 살핀다. 고위 관직의 남성들도 휘어잡으며 왕실의 권력을 주무른다. 그러나 신분상승을 노리는 '애비게일 힐'(에마 스톤)이 왕궁의 하녀로 들어오면서 상황이 바뀐다. 애비게일은 앤의 환심을 사며 총애를 받고, 세라는 질투의 화신이 된다.
원래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 게 인생이다. 삶의 버거움에 지칠 법도 하겠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그럴 여유가 없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독특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전개된다. '여자들의 질투라는 게 그렇고 그럴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는다.
질투는 보통 남녀가 사랑에 빠졌을 때 겪는 증상 중 하나다. 사랑하는 남자를 향한 여자의 질투는 귀여울 수 있다. 하지만 여자들끼리의 질투는 복잡미묘함을 넘어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 섬뜩한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주변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그게 좌절됐을 때 사람의 마음은 요동친다. 앤과 세라, 애비게일 모두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18세기 영국의 실제 역사를 차용하고, 그만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을 더했다. 인간 본성의 이면을 소름끼치게 묘사했다. 촬영 기법이 눈길을 끈다. 권력의 중심지인 왕궁이 한 눈에 펼쳐지면서 앤의 고립감은 극대화된다. 35㎜ 카메라로 인물들의 세세한 움직임, 표정까지 포착했다.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 독특한 메이크업도 볼거리다.
레이철 와이즈(49), 에마 스톤(31)의 연기도 빛난다. 여자들의 질투와 욕망, 감정 변화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와이즈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란티모스 감독은 제7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조연상을 비롯해 각본상, 미술상, 의상상 등을 차지하며 7관왕에 올랐다. 119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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