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루머' 2차 피해 발생…"작성·유포땐 징역 간다"
루머 피해 연예인, 법적조치 등 대응 검토중
정보통신망서 명예훼손 시 7년 이하 징역형
대법원 양형위, 25일 양형기준안 결정 예정
【인천공항=뉴시스】 전진환 기자 =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수 정준영이 해외일정을 중단하고 지난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03.12. [email protected]
13일 연예계 등에 따르면 정씨 의혹 관련 루머인 이른바 '지라시'에 언급된 여성 연예인 소속사 등은 "악성 루머에 강경히 대응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관련 루머는 정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일파만파 확산됐다. 미국에서 방송 촬영 중이던 정씨가 한국에 돌아오기도 전에 피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된 명단이 돌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소속사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대응했다. 악성 루머 작성 및 확대 재생산으로 소속 연예인들의 명예와 인격이 훼손되고 있다며, 민·형사상 책임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찾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70조 2항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하지만 일선 법원에서 참고할 양형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사건에 따라 벌금형에서 실형까지 제각기 다른 수위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문재인대통령 관련 허위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한 보수단체 대표는 1·2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는 한편, 대학교수와 학생이 부적절한 사이라며 허위 사실을 퍼뜨린 대학생에겐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언론기사와 책 등으로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변희재(45)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SNS 등에서 '지라시'나 '가짜뉴스' 등이 확산되고 관련 범죄가 급증하자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월14일 전체회의에서 명예훼손 범죄 관련 양형기준안을 만들기로 했다. 양형위가 제시한 기준안에는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의 경우 최대 징역 3년9개월까지 가중처벌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1일 열린 양형위 공청회에선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경우 집행유예 부정적 참작사유로 추가하거나, 인터넷에 글이 게시돼 다수가 조회하거나 유포된 경우 가중인자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안이 참작되면 정씨 사건의 경우 공인인 피해자들이 입은 명예훼손 정도가 큰 만큼 악성 루머를 작성하거나 유포만 해도 실형까지 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양형위는 이달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명예훼손 범죄 양형기준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정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악성 루머 등 2차 피해 관련 수사에 아직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명예훼손 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 만큼, 소속사 등 피해자 측의 명시적인 고소·고발 이후 사건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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