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테러 희생자 첫 장례식…"시신 수용할 곳 없다"
스리랑카 정부, 23일 국가 애도일로 지정
【콜롬보(스리랑카)=AP/뉴시스】22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북쪽 네곰보에서 전날 성 세바스찬 교회 폭탄 테러로 숨진 12세 어린이의 관을 앞에 둔 가족 및 친지들이 오열하고 있다. 스리랑카 경찰은 부활절 일요일, 교회와 호텔 등 섬 전역에 걸쳐 발생한 8건의 연쇄 폭발로 사망자 숫자가 290명, 부상자는 45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2019.04.22.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23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네곰보의 성(聖) 세바스찬 교회에 20여 개의 관이 늘어섰다. 지난 21일 발생한 스리랑카 연쇄 폭탄 테러 장소 중 한 곳인 이 교회에서는 당일 약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침묵 속에 치러진 장례식에는 가족들의 흐느낌이 가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리랑카 콜롬보교구의 앤서니 자야코디 목사는 "시체가 너무 많아 한꺼번에 수용하기 어렵다"며 나머지 사망자들의 시체도 곧이어 수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흰 옷을 입은 추모객들은 도로를 가득 메웠고 각 가정에서도 작은 의식들이 거행됐다. 골목 곳곳에서 사제와 수녀들이 기도를 하는 모습이 발견됐으며, 테러 이후 경비에 동원된 군인 수백 명도 차로를 막고 이들을 위로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테러로 사망했다. 지난 이틀 동안 유가족들을 방문했다"며 "오늘을 각 가정에서 장례가 열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22일 저녁 경찰 당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3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첫 번째 폭탄이 터진 시간인 오전 8시30분에는 전국에 약 3분간의 묵념이 이어졌다. 정부 청사들을 깃발을 반기로 내려 게양하며 애도를 표했다. 주류상점에는 휴업령이 내려졌다.
폭발물을 실은 승합차나 화물차가 시내에 있다는 경찰의 경고에 따라 호텔과 정부청사 주변의 경비는 한 층 더 강화된 모습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23일 밤부터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으며 테러범들의 집단 행동을 막기 위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도 차단됐다.
한편 루완 위제와르데네 스리랑카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이번 공격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무슬림 테러에 대한 보복에서 비롯됐다"고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질랜드 총리실은 "그런(크라이스트처치 공격의 보복이라는) 평가의 근거가 될 만한 정보를 보지 못했다"며 "스리랑카 정부의 조사는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달 15일 호주 국적의 테러범이 이슬람 사원(모스크) 두 곳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이슬람 교도 50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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