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일상을 바꾸는, 초시대, 초능력?'…세계 첫 5G 상용화 한달 '명암'

등록 2019.05.05 07: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네트워크 불안정, 속도 저하, 커버리지 불만 잇따라

서비스.네트워크서 소비자 신뢰 확보, 콘텐츠 개발 필요

세계 첫 상용화 상징적 의미, B2B 수익모델 발굴해야

【서울=뉴시스】5월3일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G커버리지.

【서울=뉴시스】5월3일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G커버리지.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정부와 이동통신 3사, 제조사가 발빠르게 대처하며 세계에서 첫 5세대(5G) 네트워크를 상용화 한 지 한 달째 접어들었다. 26만명이 세계 첫 5G 단말인 '갤럭시 S10 5G'를 구입해 5G 통신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해외 각국 통신사업자들은 5G 현장을 찾아 서비스와 기술, 노하우를 배워가고 있다.

다만 아직은 5G 전용 콘텐츠가 부족한 데다 네트워크 불안정 및 속도 저하, 서비스 가능 지역(커버리지)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며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5G를 통해 '초능력으로(KT)', '일상을 바꾸는(LG유플러스)', '초시대(SK텔레콤)'를 체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첫 상용화의 과실을 거두기 위해선 안정된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수익 모델을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5G 생태계 구축을 위해 '5G 플러스(+)'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창출에 힘을 모으고 있다.

◇5G 가입자 한 달 만에 26만명...속도, 커버리지 불만 여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 달 3일 오후 11시 '갤럭시S1 5G'를 개통하며 세계 첫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개통 일정을 앞당기며 한밤중 5G를 개통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반 가입자들의 개통은 예정대로 지난달 5일부터 진행됐다.

5G 가입자는 지난 달 29일을 기준으로 26만명을 기록했다. 이통 3사가 개통 초기 보조금 경쟁에 나선 데다 무제한 요금제를 승부수로 띄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KT가 10만명, SK텔레콤은 9만명, LG유플러스는 7만명대를 유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가입자들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쓰는 2040, 얼리어덥터로 압축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 가입자 68%는 25~49세로 집계됐다. 특히 5G 가입자 중 25.8%는 5G스마트폰과 함께 가상현실(VR) 헤드셋, 태블릿 등 세컨드 디바이스를 함께 사용하는 얼리어답터 성향을 보였다.

가입자들은 주로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했다. KT에 따르면 5G 가입자의 85% 이상이 KT 5G 완전무제한 요금제 8만원대의 '슈퍼플랜'을 선택했다. 정부가 고가로만 구성된 SK텔레콤의 5G 요금제를 반려하며 이통 3사가 일제히 5만5000원으로 가장 낮은 요금제를 내놓았지만 데이터 제공량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무제한 요금제로 수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초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속 터지는 5G', '오지 체험', '유료 베타테스터'라는 불만이 나왔다. 5G 속도가 LTE 수준에 그치고,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서울과 수도권,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기지국을 설치한 데다 건물 내부와 지하철은 5G 장치를 설치하지 못한 탓에 수신 지역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커졌다. 

결국 정부와 이동통신 3사, 제조사는 개통 후 2주 만인 지난 달 19일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를 구성하고, 현안 점검에 나섰다. 이후 지난 23일 첫 회의를 통해 5G 음영지역에서 4G 전환 시 일부 서비스 끊김, 통화권 이탈 등은 보완패치 보급, SW 업데이트를 통해 대처했다. LTE 속도 최적화 과정 중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고의 저하는 이론적·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해명했다.

뒤늦게 커버리지 정보 제공에도 나섰다. 정부는 약관에 커버리지 정보제공 의무를 명시하도록 하고, KT와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 역시 커버리지 맵을 홈페이지에 제공토록 했다. 인근에 5G 기지국이 있는 상태에서 LTE 신호를 이용 중이더라도 휴대폰에 5G로 표시되는 표시 방식도 실제 통신을 기준으로 개선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토록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LTE 만큼의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데는 여전히 시간이 걸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G 기지국은 지난 달 29일 기준 서울·수도권 및 지방의 인구 밀집지역에 5만4202개(장치수 11만7001대) 구축됐다. 이통 3사는 5G 기지국 장비를 23만대로 연내에 2배 가량 확대하고, 지하철 내 5G 설비를 공동 구축키로 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커버리지를 늘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LTE(4G)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사실상 올해 내년까지는 지금 LTE 수준의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며 "가입 단계부터 5G가 제대로 안 터질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탓에 비싼 요금과 150만원 가까이 되는 단말기 요금을 부담하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하여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9.04.0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하여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9.04.08.  [email protected]


◇5G 성과 창출 위해 콘텐츠 , 비즈니스 모델 개발 속도내야

5G는 기존 이동통신의 단순한 진화를 넘어 혁신적 융합서비스와 첨단 단말·디바이스 등 신산업 창출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세계 최초 5G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선 콘텐츠 개발은 물론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정부는 '5G+ 전략'을 세우고, 5G 기반의 지능화 혁신을 통해 새로운 퍼스트무버형 산업과 서비스 창출에 나섰다. 5G 인프라 위에 실감 콘텐츠, 스마트 공장 등 5대 핵심 서비스를 구현하고, 차세대 스마트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10대 핵심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이통 3사는 5G 상용화 이후 미디어, 게임,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 영역에서 잇따라 기업과 협약을 맺으며 융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 20개 기업, 기관과 함께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5G 스마트 로봇, 5G 설비 및 솔루션 등을 공동 개발 중이다. 연세의료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스마트병원으로 구축하고, 신세계아이앤씨와 신세계 그룹 계열 백화점, 마트, 복합쇼핑몰 등은 5G 기반 신규 BM모델 개발과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에 협력키로 했다. 
 
KT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스마트팩토리 확산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기업전용 5G 서비스를 통해 제조업 뿐만 아니라 의료, 유통, 방송 등 미디어 분야에서도 활용토록 했다. LG유플러스는 5G 환경에서 B2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에스원과 지능형 CCTV 출시하고, 커넥티드카 등 사업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5G는 단순히 LTE를 대체하는게 아니다.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진 상태에서 5G를 통해 산업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지 고민하며 전략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망 중립성과 같은 갈등이 있는 스마트시티보다는 스마트팩토리 쪽에서 집중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