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예멘 호데이다항 밀 창고 진입…300만명 식량 '썩어가'
【사나(예멘)=신화/뉴시스】식수난을 겪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에서 7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이 자선 물탱크에서 나눠주는 식수를 받기 위해 플라스틱 통을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4년간의 끔찍한 내전으로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예멘에서는 1800만 명 이상이 깨끗한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UN이 밝혔다. 2019.03.08.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의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은 5일 호데이다 항 인근의 주요 밀 비축창고 및 제분소에 제분 기술자 등을 보냈다. 예멘 서해안 홍해의 거의 유일한 대형 항구로 구호 물자 수송지인 호데이다 항은 지난해 겨울 후티 반군과 예멘 정부군 사이에 휴전 협정이 맺어지면서 양측이 모두 철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항구 부근 전투는 중지되었으나 철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항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지상전 전선이 형성돼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에 따라 2018년 9월 비축됐던 5만1000t의 밀이 그대로 방치돼 상당량이 설치류에 의해 갉아먹히고 바구미 해충으로 썪어갔다.
이 정도의 밀은 제분해서 밀가루로 370만 명의 주민들을 한 달 간 먹여살릴 수 있는 양이다. 2014년 9월 내전 발생 후 인구 2900만 명의 예멘 국민 중 1000만 이상이 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4년여 전 북서부 수도 사나를 전격 포획했던 시아파 후티 반군은 지난해 말 사우디 주도의 수니파연합군 공습과 지상전 지원에 결국 예멘의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와 휴전을 했다. 그러나 1만 명이 넘게 사망한 내전의 전투는 일부에서 계속되고 있다.
WFP는 이날 후티 반군이 소재한 북부 대신 예멘의 임시 수도 남부 항구 아덴에서 서해안 쪽으로 거슬러 오르며 호데이다항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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