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럼프 골프카까지 운전…日야당·언론 "도를 넘었다"
【모바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이 26일 오전 일본 지바현 모바라 시의 모바라컨트리클럽에서 아베 신조 총리(앞줄 오른쪽)과 함께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19.05.26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루 종일 함께하며 극진히 대접한 데 대해 일본 야당 등에서 "도를 넘었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두 사람은 전날 오전 지바(千葉)현 마바라(茂原)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함께 하고 오후에는 도쿄에서 스모(相撲) 경기를 관전했는데, 아베 총리는 골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옆좌석에 태우고 골프카트를 직접 운전하고 스모 경기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옆에 앉아 경기에 대해 해설하는 등 해설사 역할도 자처했다.
저녁에는 도쿄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의 고급 선술집에서 일본식 화로구이인 로바다야키(炉端焼き)를 함께하는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밀착외교를 하며 국제사회에 미일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이 같은 아베 총리의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일본 특유의 극진한 손님 접대 방식)'를 두고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미일 무역협상 등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야당에서는 '도가 넘은 접대외교'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특히 27일 이뤄지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협상과 관련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공동성명 발표도 보류될 전망이라,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접대 외교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辻元清美) 국회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트럼프는) 관광여행하러 오는 것이냐. 총리는 투어 가이드이냐"라는 등 아베 총리의 성과없는 접대외교를 비판했다.
마이니치는 이 같은 밀착외교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향후 미일 무역협상에서 미국에 크게 양보해야 한다면 "접대외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은 확실하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밀착외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칠 수 있는 정상은 세계에서 아베 총리가 유일하다", "다른 나라에서 관계구축에 대해 상담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간 친밀한 관계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 외무성 관계자는 "북한 및 중국 등 어떤 문제에서도 결국에는 양국 정상이 방향성을 일치할 수 있다"라고 뿌듯해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