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집필자 몰래' 교과서 고쳤다…공무원 2명 기소
직권남용 및 사문서위조교사 등 혐의 기소
'대한민국 수립'→'대한민국 정부수립' 변경
25일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지난 5일 교육부 교과서정책과장 A씨와 교육연구사 B씨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8학년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를 수정·보완하면서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변경하는 등 편찬위원회가 자체 수정한 것처럼 보이도록 관련 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09 교육과정' 중 '사회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기재돼 있음에도 2017학년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으로 돼 있어 이를 수정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A씨는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이를 수정할 경우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언론 등으로부터 비판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편찬기관과 발행사가 자체 수정하는 형식을 취하고자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따라 A씨는 지난 2017년 9월 B씨에게 이 같은 취지의 국민신문고 등 관련 민원이 있다면 수정에 수월하다는 취지로 말했고, B씨는 알고 지내던 교사를 통해 국민신문고 접수를 하도록 했다.
이후 이들은 편찬위원장이자 책임 집필자인 C교수에게 교과서 내용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C교수는 "지난 정권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치라고 하더니 정권이 바뀌니까 이번에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고치라는 것이냐"는 취지로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C교수를 대신해 편찬위 소속 다른 교수에게 수정 요청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또다른 교사와 교수들을 '자문위원', '내용전문가', '심의위원'으로 위촉해 수정할 내용을 정하고 심의해 이를 반영토록 했다.
A씨는 해당 심의위원들을 심의진 명단에 추가하려 한다는 보고를 받고 교과서를 새 정부 입장에 맞춰 수정했다는 비판 등을 우려해 교과서 출판사 담당자 D씨에게 기존 심의위원 명단을 그대로 두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교수가 참여한 것처럼 도장을 임의로 날인해 수정·보완 협의록을 위조한 뒤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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