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베네수엘라 정권과 거래하면 美 보복에 직면"
마두로 정권 "미국이 전쟁 하려해 "
유엔 안보리 개입 호소
【워싱턴=AP/뉴시스】존 볼턴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얘기하고 있다. 2019.08.07
볼턴 보좌관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전 세계 50여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반(反) 마두로 국제회의에 참석해 "마두로 정권은 이제 '불량국가(rogue state)' 클럽에 가입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마두로 정권과 거래하길 원하는 제삼자에게 '매우 조심히 진행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며 "부패하고 죽어가는 정권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미국과 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위태롭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의 미국내 자산을 모두 동결했다. 미국이 서반구(남북미, 태평양, 대서양) 국가의 정부 자산을 동결한 것은 1980년대 파나마와 니카라과 이후 30년만이다.
AP는 마두로 정권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이 '세컨더리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컨더리 제재란 1차 제재 대상자와 거래하는 제3자까지 제재하는 미국의 제제 조치를 일컫는다.
AP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는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과 에어프랑스 등 많은 유럽 기업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의 주요 고객이다.
AP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부정선거를 이유로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한 이후 가장 단호한 반(反) 마두로 조치라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는 쿠바와 시리아, 이란, 북한과 같은 미국의 적대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됐다고도 했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 강력 반발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어 "이번 제재가 사회주의 혁명을 약화시킬 수 없다. 베네수엘라 국민들만 더 힘들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진정한 목표는 야당과 협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두로 정권과 야권 대표 과이도 의장은 지난달 노르웨이의 중재로 바베이도스에서 정치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협상을 마두로 정권의 시간벌기용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유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 사무엘 몬카다도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야당과 협상을 사보타주(의도적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군 항공기와 군함이 자국 영공과 영해를 불법 침범했다고 비난한 뒤 "대규모 군사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개입도 요청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미국의 제재는 불법행위라고 비난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관계위원장은 "국제적인 강도행위"라고 힐난했다. 쿠바 외무부도 "이번 제재는 베네수엘라는 망치고 강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