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콩 캐세이퍼시픽 '때리기'…시위동참 직원 정직·해고 압박
환추스바오 "캐세이퍼시픽 직원 시위 지지 사안, 대충 넘겨서는 안돼"
【서울=뉴시스】지난 10일 홍콩 친중 성향 언론 다궁바오가 보도한 사진으로, 홍콩 국제공항에서 캐세이퍼시픽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이 홍콩 시위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다궁바오> 2019.08.12
12일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는 홍콩의 친중 성향 매체 다궁바오를 인용해 최근 캐세이퍼시픽 항공기 승무인원(기장과 승무원)이 홍콩 불법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다궁바오는 최근 입수한 녹음파일 등을 근거로 “캐세이퍼시픽 소속 부기장 랴오쑹센이 지난 7월 26일 도쿄에서 홍콩으로 가는 항공기에서 기내 방송을 통해 자신의 극단적인 정치적 이념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랴오 부기장은 기내방송에서 승객들에게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후 검은 색 옷을 입은 시위대를 무서워하지 말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홍콩의 상황을 알아보라고 말했다.
이후 랴오 부기장은 7월 28일 폭력시위 가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홍콩을 떠난 상태다.
이밖에 다궁바오는 "캐세이퍼시픽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 여러 명이 홍콩 공항에서 열린 불법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했다"고 보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10일 폭력 시위 참여 혐의가 있는 조종사 등 직원들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회사는 홍콩 시위와 관련해 폭동 혐의를 받는 한명의 조종사를 비행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조종사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는 또 민항국으로부터 악의적으로 승객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지목받은 지상 근무 직원 2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캐세이퍼시픽의 정직 및 해고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측은 성의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잘 대변해 온 관영 환추스바오는 11일자 사설에서 "조종사과 승무원 1200명을 포함해 2000명의 캐세이퍼시픽 직원이 (지난 5일)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는 이번 사안을 가볍게 넘기려 했다"면서 "캐세이퍼시픽은 본토 승객의 안정을 보장하는 사안을 대충대충 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캐세이퍼시픽은 중국 민항국의 압력 하에 3명의 직원을 처벌하기로 했다”면서 “회사가 정확한 방향으로 나갈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세이퍼시픽는 대기업으로 여러 규범을 지키고 위치에 부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회사가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나간다면 반드시 본토 시장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중앙(CC) TV는 11일 저녁 7시 메인뉴스 신원롄보 논평에서 “캐세이퍼시픽 일부 직원들은 불법 집회에서 홍콩 관광업을 쇠퇴시켜 관광객들이 못 오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면서 “홍콩을 위해 일해야 하는 캐세이퍼시픽은 지금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방송은 “난리를 치다간 홍콩 관광업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캐세이퍼시픽 항공편을 이용할지가 문제가 될 것”라면서 "'죽을 짓을 하지 않으면 죽지 않는다(不作不會)'"고 경고했다.
한편 9일 중국 민항국은 캐세이퍼시픽에 대해 3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요구 사항은 첫째 10일부터 홍콩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한 직원이 중국행 비행기를 조종하거나 중국 영공을 지나는 일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다, 둘째 11일부터 중국 영공에 들어오는 항공편마다 탑승 직원 명단을 제출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이 없으면 영공 통과를 불허할 방침이다 셋째 15일까지 내부 관리와 비행 안전을 강화하는 조치가 담긴 계획서를 제출한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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