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생산성혁명이 필수다]유통업계 "단순업무는 로봇이"
정형화된 업무는 소프트웨어 로봇이
회사밖 체험 활동도 근무로 인정
짧고 굵게 일하고 근로 시간 유연하게
【서울=뉴시스】
이와 더불어 단순 업무는 로봇이 하게 하거나 회사 밖에서의 자율적 활동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근무 생산성을 높이는 여러 방향을 고민 중이다.
◇반복 업무는 로봇이…스마트 업무 체계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 52시간제가 법적으로 시행되기 전부터 주 35시간제를 운영 중인 신세계그룹은 반복 업무를 효율화하고, 스마트 업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양식의 보고서를 입력해 메일을 발송하는 등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로봇에 학습시켜 자동화했다. 업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첨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시스템을 개발해 재무 업무에 도입했다. 거래선 별 정산업무나 내외부 시스템 업무, 엑셀 작업 후 메일 발송 등을 로봇이 직접 한다. 백화점도 올 하반기 정산, 직매입, 자체 제작 프리미엄 브랜드 사업 중심으로 올 하반기 도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RPA를 도입함으로써 해당 업무 시간이 약 70% 절감되는 효과를 얻었다"며 "향후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물류 분야에도 추가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본사 업무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직원들의 일손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마트 매장에서는 전자가격표시기, 전동 자키(파레트 트럭), 김밥 성형기 등이 사용되고 있다.
◇"회사 밖에서 창의적 영감 얻어라"
회사에 오래 앉아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도 점차 자리잡고 있다. 휴가를 장려하고, 근무 시간을 활용해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도 생겼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직책자들의 휴가 활성화를 위한 '팀장 없데이(팀장 UP-DAY)'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본사 팀장급과 영업점 점장급의 직책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 강제 휴무일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당사자 뿐 아니라 팀원들 사이에서도 호응이 좋다는 후문이다. 아직까지 우리 직장문화에는 휴가를 쓸 때 윗 사람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남아있는 만큼, 직책자들부터 강제로 쉬게 해 회사 전반에 자연스럽게 휴가를 독려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임원을 제외한 사원~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직원들 스스로 체험해 보고 싶은 콘텐츠를 결정해 자율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오피스 프리 데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시장조사나 벤치마킹 활동, 개인의 자기 계발을 위한 세미나 및 교육 참석 등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일체의 보고 절차도 없다. 어디를 방문하든 본인이 결정하고, 시점도 당사자가 직접 판단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직원이 희망하면 오피스 프리 데이를 추가 사용할 수 있게끔 운영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유연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근무 중 딴 짓 줄이고, 회의는 짧게
근무 시간을 알차게 쓰도록 하는 '집중근무제도'는 대부분 회사에서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하루 2번 회의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자리이동을 금지하는 등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근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9/59캠페인'은 짧은 회의는 29분, 긴 회의는 59분으로 제한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스탠딩회의를 활성화하고, 회의에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다. 오후 5시 이후 업무지시를 제한하는 'OH(5) NO! 캠페인'도 있다.
유연근무제도 주52시간 근무제가 운영되면서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업무 집중 시기가 명확한 재무 부서 등 업무 특성상 일괄적 제도 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부서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면세점은 올 하반기부터 유연근무제가 확대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사이서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근무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직원들이 주52시간까지 근무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문화에 맞게 근무 시간을 줄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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