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EITC 수혜에 저소득가구 소득 반등…경기 악화에 근로소득은 7분기째↓

등록 2019.11.21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하위 20% 가구 소득 2.7%↑…증가 폭 7분기만에 최대

1분위 이전소득 역대 최대 67만원…공적이전소득 20%↑

"1~3분위서 EITC 수혜 확인…정부 복지정책 효과 보여"

근로소득 6.5%↓…근로자 가구 비중 줄며 감소 폭 줄어

"1분위 고용소득 감소세 바닥 다진후 개선…상황 나아져"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진현 국세청 소득지원국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저소득가구의 생활안정을 위해 지난 5월 신청한 473만 가구에 근로·자녀장려금 5조300억 원을 추석 전 조기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9.09.0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진현 국세청 소득지원국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저소득가구의 생활안정을 위해 지난 5월 신청한 473만 가구에 근로·자녀장려금 5조300억 원을 추석 전 조기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9.09.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영주 장서우 기자 = 올해 3분기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복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하위 20% 저소득 가구의 소득이 7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저소득 가구 소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7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경기에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고용 소득이 줄고 있지만, 정부 재정이 이를 충분히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를 보면 올해 3분기 농어가를 제외한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7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2.7% 늘었다.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은 137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4.3%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10.2%)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1분위 소득의 증감률은 지난해 1분기 -8.0%, 2분기 -7.6%, 3분기 -7.0%, 4분기 -17.7% 등으로 지속해서 악화하다 올해 들어 1분기 -2.5%, 2분기 0.0%로 회복된 뒤 반등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대폭 확대 지급한 근로장려금(EITC)이 3분기 소득 상황에 반영된 것으로 통계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복지 정책이 반영되는 이전소득(반대급부 없이 지급되는 소득)을 보면 1분위에서 67만3700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1.4%다.

가족 간에 오가는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이 5.4% 줄었지만,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사회수혜금, 세금환급금 등이 반영되는 공적이전소득이 19.1%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공적이전소득 39만9600원 중 공적연금이 20만6900원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사회수혜금(12만100원), 기초연금(6만1800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ITC와 함께 기초연금 인상 등 정책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3분기 들어 정부의 복지 정책이 강화되면서 저소득 가구의 소득을 끌어올렸다"며 "1~3분위에서 수혜 대상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배 지표를 작성하기 위해 비경상소득을 제외하고 산출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1분위에서 86만8600원으로 조사됐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봐도 공적이전소득이 24.0%로 큰 폭 늘어난 26만5900원을 나타냈다. 공적이전소득은 2분위와 3분위에선 각각 19만8700원, 20만500원으로, 전년 대비 18.3%, 23.0% 증가했다.

박 과장은 "조사 과정에서 응답 가구에 EITC 수혜를 얻었는지 물었고, 정부가 의도했던 효과가 확인됐다"며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총 5조원이 지급된 470만 가구 전부에서 수혜가 나타났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5% 안팎에서 정책 효과가 포착됐다"고 부연했다.
EITC 수혜에 저소득가구 소득 반등…경기 악화에 근로소득은 7분기째↓

그러나 1분위 소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으로 좁혀 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3분기 1분위 근로소득은 44만7700원으로 1년 전보다 6.5% 감소해 7분기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분기 -13.3%, 2분기 -15.9%, 3분기 -22.6%, 4분기 -36.8% 급격히 커지다 올해 들어 1분기 -14.5%, 2분기 -15.3%로 축소됐고, 3분기에는 10% 미만까지 좁혀졌다.

일을 통해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는 근로자 가구의 비중이 1분위에서 크게 줄어든 영향이라고 통계 당국은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1분위 근로자 가구 비중은 28.1%로 1년 전(31.7%)보다 11.4% 감소했다. 자영업황이 악화되면서 소득 수준이 1분위로 떨어지는 자영업자가 10.7%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한다.

박 과장은 "1000 가구 중 317 가구가 근로자 가구일 때와 281 가구가 근로자 가구일 때는 창출되는 근로소득의 규모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1분위에서 근로소득이 6.5% 감소했지만, 근로자 가구 비중이 11.4%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가구 하나당 근로소득은 4.9% 증가한 셈이며 같은 기간 자영업자 소득은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이 근로나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의 감소세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 정책이 강화되면서 악화되던 소득 상황의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과장은 "그간 두 자릿 수 감소 폭을 보였던 고용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이 1% 감소하며 점차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등 고용 시장이 양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정부의 소득 이전 노력도 확대되면서 저소득 가구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인 가구까지 포함한 경우의 1분위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1.4% 증가해 2인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보다 개선 폭이 줄어든다. 이 역시 업황 악화로 무직 가구로 탈락하는 자영업자들이 1분위 가구로 집계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근로소득의 감소 폭 역시 1인 가구를 포함하면 -13.2%로 감소 폭이 커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