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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①장기불황·재도약 갈림길에 선 울산 주력산업

등록 2020.01.01 14: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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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을 견인해 온 3대 주력산업이 유례없는 시련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예년과 달리 3대 주력산업 모두 저성장 기조에 발목을 잡혀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 전체가 급속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새해를 맞아 울산의 3대 주력산업 현황과 지원방안 등을 2편에 걸쳐 전망해 본다. <편집자>

◇'올해는 재도약' 기대감 나타내는 조선

현대중공업이 이끄는 울산의 조선업은 지난해 초만 해도 큰 기대감에 부풀었다.

수년째 이어진 일감 부족현상이 수주 급증으로 해결되리라는 기대감이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매출 3조64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지만, 전분기보다는 7.1% 감소한 수치다.

3분기 영업이익은 3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1% 감소했으며 전분기보다는 45.3% 급감했다.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환율 상승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자회사 중 맏형격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 부문에서 흑자를 유지했지만 해양플랜트 부문 물량 감소로 비용부담이 이어져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은 잇단 수주에 성공하면서 새해에는 수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달 25일 하루동안 총 3400억원 규모의 선박 6척을 연이어 수주하기도 했다.

올해는 환경 규제에 따라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SOx)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대비 40% 가까이 감소하면서 수주 목표의 76% 달성에 그쳤다"며 "올해는 환경규제 등에 힘 입어 수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현대차·기아차는 자동차의 품질을 높이면서 개발 속도와 수익성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한다. 사진은 디자이너들이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자동차의 헤드램프를 디자인하고 있는 모습. 2019.12.18 (사진 = 현대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현대차·기아차는 자동차의 품질을 높이면서 개발 속도와 수익성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한다. 사진은 디자이너들이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자동차의 헤드램프를 디자인하고 있는 모습. 2019.12.18 (사진 = 현대차 제공) [email protected]

◇'기술 투자로 시장 선점' 패러다임 대전환기 맞은 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중심의 울산지역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선방했지만 자동차시장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라는 거대한 폭풍 속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3분기 37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조9689억원으로 10.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50.5% 늘어난 460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이를 넘어 자율주행차, 비행차량까지 이르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발을 내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오는 2025년까지 61조원을 투자해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제품 측면에서는 기존 자동차뿐 아니라 개인용 비행차량(PAV·Personal Air Vehicle), 로보틱스로 제품군을 확장한다.

PAV와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플랫폼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사업 역량 확보 등에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8%를 달성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5%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올해 상반기 중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과 신형 G80을 시작으로 GV70, G70 페이스리프트, 싼타페 하이브리드, 신형 투싼 등 다양한 신차가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해에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계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뉴시스]울산 남구 신여천로에 위치한 SK 울산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울산 남구 신여천로에 위치한 SK 울산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email protected]

◇'세계 경기가 살아나야' 직격탄 맞은 석유화학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와 S-OIL 울산공장 등으로 대표되는 울산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2조3725억원, 영업이익 33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7.3% 줄었고 영업이익은 60.5% 급감했다.

주력인 석유사업 부문에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세가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화학, 윤활유 사업은 글로벌 공정 신·증설과 경기 둔화 여파로 보합세를 이어갔다.

석유사업 부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증가로 2분기보다 2135억원 감소한 6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화학사업은 벤젠과 프로필렌 등의 마진 확대로 전분기보다 91억원 증가한 19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윤활유사업의 경우 유럽 등 고부가 시장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154억원 증가한 936억원을 영업이익을 올렸다.

S-OIL은 지난해 3분기 매출 6조2345억원, 영업이익 2307억원을 기록했다.

정유 부문은 유가 급등락에 따른 재고손실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성수기와 IMO 규제 시행을 앞둔 재고비축으로 인한 견조한 수요세, 설비 정기 보수에 따른 공급 감소와 정제마진 상승으로 9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역내 대규모 신규 설비 가동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됐으나 전분기 진행한 주요설비 정기보수 완료 후에 정상 가동률을 유지해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도 석유화학업계에는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되나 조선업계와 마찬가지로 IMO의 황 함량 규제 시행, 미·중 무역분쟁 해소 분위기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SK울산콤플렉스 관계자는 "해외시장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세계 시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향후 발표될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IMO 황함량 규제로 인한 선박 연료유 부문 실적 향상은 기대되지만 세계 경제가 활성화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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