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행병-유행병 뭐가 다르지?"…CNN, WHO 소극대응에 일침
[우한=신화/뉴시스]4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들을 위한 레이선산 임시 병원이 건설되고 있다. 지난 3일 가동에 들어간 훠선산 병원에 이어 1500병상 규모의 레이선산 병원은 6일부터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02.05.
WHO는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에 대해 'pandemic'이 아닌 'epidemic'이라고 밝혔다.
이 두 단어는 모두 전염성 질병을 가리킨다. 다만 pandemic(이하 대유행병)은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의 대유행병을, epidemic(이하 유행병)은 유행성 전염병을 뜻해 범위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일례로 1918~1920년 전세계적으로 유행해 전세계 인구의 3~5%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독감'은 대유행병이다. 인류 최악의 전염병인 14세기 흑사병 역시 대유행병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WHO는 전 세계적인 집단 이동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감염위험대응국장은 "신종 코로나는 대유행병이 아니다"며 "현재 여러 지역을 가진 유행병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각각 전염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봉쇄조치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NN은 "대유행병은 새로운 질병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정의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며 "면역과 질병의 심각성을 포함한 많은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행병은 커뮤니티나 지역에서 질병, 특정 건강 관련 행동 또는 다른 건강 관련 사건이 통상적인 수를 넘어서는 경우를 말한다"며 "WHO에 따르면 질병 발생은 통상적인 예상을 넘어서는 발병 사례가 있을 때를 말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CNN의 지적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WHO의 일관되게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대유행병 가능성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WHO는 이번 사태 초기부터 소극적으로 판단했다가 이를 정정하는 실수를 범해왔다. 이 때문에 막대한 후원금을 내는 중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살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WHO는 실제 지난달 22일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다 사태가 커지자 일주일여 뒤인 같은달 30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역대 6번째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그러면서도 교역과 여행 등은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각 국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 내 자국민을 대피시키고 중국행 항공기 운항을 제한 또는 임시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미국과 브라질 등은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490명이라고 발표했다. 확진자 수는 2만4324명이며, 이중 3219명은 중증 환자라고 밝혔다. 중국내 의심환자는 2만3260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만에 65명 늘어난 490명에 이른다. 확진자 역시 하루 사이 3887명 증가한 2만4324명에 달한다. 이 중 중증환자도 3219명이나 돼 당분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 중국 본토 외에 필리핀과 홍콩에서도 사망 사례가 나오고 있다.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 수는 이미 지난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넘어섰다.
다만 중국은 발병지인 우한을 지난달 23일부터 봉쇄했다. 중국 정부는 잠복기 14일이 지나는 이달 6일 이후, 중국 칭화대 인공지능(AI) 연구팀은 오는 16일께부터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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