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정은 건재는 예정된 일…태영호·지성호 발언에 혼선"
"공식·비공식적으로 정부 입장 믿어달라 여러번 말해"
"태영호·지성호 발언 무책임…일고의 가치도 없었다"
"국민들, 어느 쪽 말을 믿을지 확실하게 알게 됐을 것"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지난 20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갖가지 억측과 소문을 자아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 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앞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고 공장 여러곳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사진에 나온 김 위원장의 외형은 20일 전과 비교해 큰 특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북한의 동정 보도는 예정된 일이었다"면서 "정부가 거짓말을 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국내 언론이 외신에 한 줄 나온 것을 대서 특필한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는 국내 언론의 과장 보도로 확산이 됐던 것"이라며 "CNN이 집중 보도한 것은 아니었다. CNN은 건강이상설을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던 것이다.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국내 언론이 그걸 받아서 확산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은 거기에 편승해서 주장했던 것이다. 본인이야 얼마든지 주장할 순 있지만, 국민들은 현명하다고 본다. 그동안 여러 얘기가 나올 때 그런 사람 얘기를 믿을지, 정부 쪽을 믿을지 판단했다"며 "지성호 당선인은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고 얘기를 한 거 같다. 앞으로도 국민들은 어느 쪽 말을 믿을지 확실히 알게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태영호·지성호 당선인, 이 분들의 무책임한 발언 때문에 혼선이 빚어졌다"고 화살을 돌리며, "청와대 관계자가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정부 입장을 믿어달라고 여러 번 얘기했었다. 그런데 많은 언론에서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지난 20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갖가지 억측과 소문을 자아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 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이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정부 입장을 믿어주길 바랐다. 물론 믿어준 언론도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근거도 제시되지 않은, 확인되지 않은 태영호 당선인의 건강이상설과 지성호 당선인의 '김정은 사망 99% 확신'과 같은 발언은 일고의 가치가 없었다고 본다"며 "두 분의 책임없는 주장에 대해서 받아쓴 언론에 대해 유감이다. 또 앞으로 태영호 지성호 두 분께서도 보다 책임있는 주장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20일 만이다. 김 위원장이 10일 이상 잠행을 한 것은 올해만 벌써 네 번째로 기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25일(설 명절 기념공연)부터 2월16일(광명성절)까지 21일 동안 잠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북한 전문매체와 미국 CNN 등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잠행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북한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 대해 전혀 소식을 보도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사망설'을 제기하며 극단적인 사태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달 15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에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추측은 더 커져만 갔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등과 관련해 "특이동향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과 미래 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2020.04.10. [email protected]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역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공식 행사 불참에 대해 "북한인들이 볼 때 정말 비정상적"이라며 특히 "그(김정은)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혼자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는 점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경제 활동이 북한 관영매체에 공개되면서 유고 사태 등 극단적인 상황을 제기하던 주장은 한동안 잠잠해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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