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독재자 마두로 만날 수 있다"
"마두로가 나를 만나고 싶어해"
"만나서 잃을 것은 거의 없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5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야당지도자를 영접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국정연설에서 과이도를 향해 "미국은 전 국민이 단합해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를 위한 정의로운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0.06.22
이는 마두로 대통령 대신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해 온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만날 경우 그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그 만남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인터뷰는 지난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말하지만 만나서 잃은 것은 거의 없다"며 "다만 지금 이 순간, 나는 그들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이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수십개 국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통제권을 뺏는데 실패한 과이도 의장에 대해 별로 확신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과이도 의장을 합법 대통령으로 지지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두 차례 이상 마두로 대통령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들도 과이도 의장 지원에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붓는 모습을 보여왔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지난 3월 마두로 대통령에게 마약 테러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그를 '베네수엘라전(前) 대통령'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저서 '그 일이 일어난 방 :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선 강하다고 생각한 반면 과이도 의장에 대해선 약하다고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이도 의장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베토 오로크"라고 하면서 "미국 동맹국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날카로운 언변으로 한 때 '제2의 오바마''백인 오바마'로 주목받으며 이번 대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추가적인 저력을 보여주지 못해 지난해 11월 중도 포기한 인물이다.
이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는 것에 대해서 '멋질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이라크 전쟁을 끈질기에 지지했다면서 그를 "지구상에서 가장 멍청할지 모르는 미치광이"라고 표현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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