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화랑가 개점휴업속 개인전 잇따라
학고재갤러리, 윤향로 '캔버스들'
갤러리도올, 이유정 '산을 들어올리는 실'
갤러리 조선, 황은정 'Rappings 강신술'
[서울=뉴시스] 작가 윤향로. 사진=학고재갤러리 제공. 202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코로나 시대, 사람이 모이지 않는 세상이 되면서 더욱 얼어붙고 있는 곳은 화랑가다.
"전시를 안할수도 없고", "하자니 비용만 나가는" 개점 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공연계가 온라인으로 언택트 공연시대를 맞고 있지만 미술계는 다르다. '그림은 직접 봐야 제 맛'인 이유가 크다. 질감과 색채, 그에따른 아우라가 이미지로 보는것과는 천지차이기 때문. 생계유지가 기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랑의 전시는 문화사업가로서 사명감이라는 입장이다. 전시를 위해 몇년간 열정을 쏟은 작가들과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찾아오는 관람객들을 위해서다.
코로나 이전이면 8월말 9월은 미술시장 가을 맞이 개인전이 열리는 성수기다. 화랑가가 밀집한 삼청로 갤러리중 작가들의 신작전을 선보이는 전시를 소개한다.
◇학고재갤러리=26일 윤향로 개인전을 개막했다. 작가가 2년만에 선보이는 전시다. 2018년 P21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주목받은 작가다.
'캔버스들'을 타이틀로 작가의 ‘자화상’ 같은 전시다. “회화는 세계에 대한 스크린샷”로 규정한 작가는 ‘유사-회화’라는 자신이 명명한 개념을 통해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텍스트와 암호 문자들로 혼재한이번 신작은 이전 세대 한 추상표현주의 작가의 활동을 정리한 책 내용을 활용했다. 책에서 발췌한 타인의 기록이 화면의 기반이 되어 세 개의 층을 쌓은 구조로 담아냈다. 그 위에 윤향로가 에어브러시로 채색한 회화의 층이 쌓인다. 가장 바깥 층에는 어린아이의 낙서를 모아 오일 바로 재현한 드로잉이 얹혔다.
작가 윤향로는 2009년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후, 2013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제12회 광주비엔날레 – 상상된 경계들'(2018)에서 ‘회화적 조각’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고양), 두산 갤러리 뉴욕 레지던시(뉴욕),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안산),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서울) 등의 레지던시에 입주해 활동했다. 전시는 9월27일까지.
[서울=뉴시스] 이유정, 매달린 조각-산을 들어올리는 실, 2018, 감침질, 재봉실, 구리선, 자투리 천, 130x150cm,
◇갤러리도올= 코로나로 답답한 가운데 이유정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2일 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신작전이다.
기존 회화의 이야기 구조를 이어가면서도, 자수의 장식성보다는 바느질이라는 오래되고 끈질긴 기술의 야생적 힘에 이끌려 자수의 풍부한 표현 가능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자투리 천을 감침질하는 아플리케 기법으로 시작한 작업은 도상적 풍경이 수놓아지면서 지형의 구조를 가진 추상 조각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하학적 패턴의 정교한 계획으로 만들어진 서양 퀼트와 다르게 여분의 양적 한계와 불규칙성을 허용한 전통 조각보에 더 매료되었다. 오리고 남은 자투리 천의 유기적 윤곽을 그대로 이용하여 작가의 의도를 축소하고 우연한 형태를 수용하여 키워나간 비정형의 걸개 조각보인 셈이다. 상이한 섬유들을 맞대면서 생긴 신축성의 차이로 평평하던 구조는 자연스럽게 굽고 솟아올라 지형처럼 울퉁불퉁한 부조가 되는데 이 격차를 더 과감히 유도하면 형태가 비약적으로 뒤틀리면서 입체로 변모한다."(작가 노트)
작가 이유정은 1994년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한후 2005년 파리8대학 조형예술학과(석사)를 졸업했다. '산을 들어올리는 실'을 타이틀을 단 이유정 개인전은 9월13일까지.
[서울=뉴시스] 황은정 개인전 <spirit 강신술="" rappings="">Underworld #9, arcrilic on bark paper, 40×60cm, 2020
◇갤러리조선= 9월 1~19일 황은정 개인전 '<spirit <br="">Rappings 강신술'을 개최한다. 2016년 '언더월드 Underworld' 이후 갤러리조선에 두번째로 선보이는 전시다.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제작한 최근의 신작 드로잉과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작의 대부분은 판데믹 기간동안 뉴욕과 한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바깥세상과의 접촉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그려졌다. 반복적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알 수 없는 미래 혹은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려 영혼을 불러내는 강신술(降神術, spirit rappings)의 행위를 이번 전시의 모티프로 삼았다.
황은정의 작업 세계는 꿈과 무의식에 기반한 수많은 캐릭터들을 만들어내는 데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캐릭터를 스케치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수천 개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작가는 이와 같은 변주의 과정을 "끝없는 환생(endless reincarnations)"이라 표현한다. 이 캐릭터들은유년시절과 꿈, 죽음 그리고 그 이후라는 사이클을 순환하는 존재들로, 반복되는 드로잉을 통해 작가는 살아 있는 자와 유령이 분리되지 않는 상상의 세계를 탐구한다.
황은정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School of Visual Arts)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다. <creature <br=""><analog animation="">제50회 오버하우젠국제단편영화제와 스투트가르트 영화제에서 각각 심사위원대상과 뉴미디어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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