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헤즈볼라 연계' 레바논 前 장관 2명 제재
"레바논 억압 착취하는 이들 계속 제재할 것"
헤즈볼라 동맹들 "내정 간섭" 강력 반발
[베이루트=AP/뉴시스]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폭발 참사로 훼손된 건물에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레바논 국기 모양의 배너가 걸려 있는 모습. 2020.09.10
미국 재무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유수프 피냐누스 전 교통부 장관과 알리 하산 칼릴 전 재무부 장관 등 레바논 전직 장관 2명을 헤즈볼라에 물적 지원을 하고 부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피나슈스 전 장관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헤즈볼라 산하 기업이 수백만달러 규모 정부 계약을 수주하도록 돕고, 대가로 수십만달러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피크 하리리 전 총리 암살 관련 레바논 특별재판소 문서에 헤즈볼라의 접근을 도운 혐의도 받는다.
칼릴 전 장관은 2011~2014년 보건부 장관, 2014~2020년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재무장관직을 이용해 헤즈볼라가 미국의 금융 제재를 회피하도록 돕고 대가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헤즈볼라가 수입한 전자제품에 세금을 모두 면제해준 혐의도 있다.
미 재무부는 이들을 헤즈볼라와 결탁한 레바논 일부 정치인들의 부패상을 보여주는 표본으로 지목한 뒤 미국은 부패 근절을 요구하는 레바논 국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레바논에는 부패가 만연해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치 시스템을 이용해 악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은 레바논 국민의 개혁 요구에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도 레바논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이들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제재로 피나슈스 전 장관 등의 미국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인과 거래가 제한된다. 이들과 거래하는 이들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노출될 수 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과 LBCI 등에 따르면 미셸 아운 대통령은 9일 외무장관에게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과 미국 주재 레바논 대사관에 전직 장관들이 제대 대상에 등재된 배경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헤즈볼라의 동맹인 시아파 정파 아말운동은 같은날 성명을 내어 "이번 제재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레바논 자체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이번 제재는 우리의 신념과 원칙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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