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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진범 논란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서 윤성여씨 무죄 구형(종합)

등록 2020.11.19 19:14:47수정 2020.11.19 20: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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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진범 아닌 점 명백히 확인" 윤 씨에게 사죄

윤 씨 "당시 수사경찰관들 용서한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채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9.07.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채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박종대 안형철 기자 = 진범 논란이 일었던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에서 청구인 윤성여(53) 씨에게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19일 오후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진범이 아니라는 점이 명백히 확인된 이상 무죄를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윤 씨에 대해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1988년 9월 16일 새벽 이 사건이 발생하고 피고는 범인으로 지목돼 구금된 이후 유죄를 선고받고 가석방이 될 때까지 20년 이상 복역했다"며 "이 사건은 피고인 자백, 국과수 감정결과를 통해 유죄가 선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고인의 재심 청구 이후 재조사와 각종 자료를 확보한 뒤 이를 분석·조사한 결과 이춘재 자백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과 당시 증거로 제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검찰이 면밀히 살피지 못한 결과 피고인이 억울한 수감생활을 하게 만든 점에 머리를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고인에 대한 재심공판에서 진범이 아니라는 점이 명백히 확인된 이상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이 사건을 맡은 검찰 측 검사 2명은 이날 법정에서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윤 씨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등 사죄했다.
[서울=뉴시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진범인 이춘재가 2일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진범인 이춘재가 2일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윤 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당시 경찰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법수사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수사관행이었다는 식으로 남의 얘기를 하듯이 말했을 뿐"이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도 결론 도출 과정이 상식적으로 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법정을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도 왜 기소했는지 집중적으로 질문했지만 국과수 감정 결과가 명백하기 때문에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사법 시스템 정점에 법원이 있는데 그걸 왜 가볍게 판단했는지 법정에서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와 증언이 나온 만큼 사법시스템 문제들이 그 시대만의 일인지 아직도 존속하고 있는 문제인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윤 씨는 피고인 신문에서 당시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들에 대해 "제가 아무리 20년 옥살이를 했어도 성경에 용서라는 단어가 나온다. 만 번이고 백 만 번이고 용서하라고 한다. 그들을 용서한다"고 밝혔다.

윤 씨는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겠다. 재판이 끝나면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아뵐 예정이다. 어머니는 약해빠졌던 아들이 강해졌다고 세상 앞에 당당하게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만약 무죄 판결이 나면 누구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34년 만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하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2020.11.02.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34년 만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하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email protected]

선고기일은 다음 달 17일 오후 1시 30분 열린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잠을 자다가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성여 씨는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씨는 사건 당시 1심까지 범행을 인정했다. 이후 2·3심에서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윤 씨는 감형돼 2009년 출소했고, 이춘재의 자백 뒤 지난해 11월 재심을 청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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