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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물리학 연구 미학적 판단 추적...'수학의 함정'

등록 2020.12.16 14: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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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수학의 함정 (사진= 해나무 제공) 2020.12.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수학의 함정 (사진= 해나무 제공) 2020.1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세기는 '물리학의 세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초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시작된 물리학의 혁명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꿨다.

이론물리학은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으로 흘러간다는 것, 아주 작은 영역에서는 온갖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 삼라만상을 24종류의 입자와 4가지 기본 힘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밝혔다.

새로운 지식은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론물리학자들은 모든 힘을 통일하고 만물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법칙을 찾을 수 있다고 장담했고, 수십억 달러를 들여 거대한 가속기, 검출기, 우주망원경을 제작했다. 아인슈타인, 보어, 슈뢰딩거, 파인만, 호킹 등 천재 이론물리학자들은 자연의 비밀을 파헤치는 선봉에 섰으며, 많은 존경을 받았다.

이론물리학의 성공은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물리학자들은 힉스 입자를 발견했고, 중력파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대중은 궁극의 진리를 찾아 분투하는 물리학자들을 응원하고, 물리학의 밝은 미래를 전망하는 대중과학서들이 출간된다.
 
이론물리학자인 저자 자비네 호젠펠더는 40여 년 간 자신이 몸담은 학계가 이룬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론물리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어떤 새로운 법칙도, 유의미한 예측도 도출하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만물이 너무나도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자 수십 개가 있고, 우리가 사는 우주가 11차원이며, 심지어 우리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수없이 많은 다중우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론물리학자들이 이런 가설들을 만들고 지지하는 이유는 단 하나, 이 가설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진실이 아닐 리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학의 함정'은 오늘날의 물리학 연구에 미학적 판단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이론물리학자들의 주장 밑바닥에 깔린 가장 근본적인 믿음을 파헤친다. 배지은 옮김, 420쪽, 해나무,  2만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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