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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노영민 사의 하루만에 수리…靑 비서실 개편 속도전

등록 2020.12.31 15: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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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 법-검 갈등 등 난맥상 '조기 매듭' 의지

김상조는 반려…3차 재난지원금, 방역 현안 등 감안

'투톱' 교체로 靑 새해 인적 쇄신 가속…2차 개각도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9.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노영민 비서실장 등의 사의를 하루 만에 전격 수리하고 후임자를 발표했다.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아 온 부동산 문제 등을 하루 빨리 매듭 짓고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노 실장 등의 후임 발표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노 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개하면서 "후임 문제는 (문 대통령이) 연휴를 지내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으시고 숙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표 수리 과정이 신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이해해도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내일(31일) 후임자가 나오지 않으면 내년"이라며 "날짜가 그렇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진 '투 톱'인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법-검 갈등'의 주무수석인 민정수석이 "국정 일신의 계기로 삼아달라"며 연말께 사의를 표명했으니,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1월1일부터 3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을 마친 뒤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새롭게 집권 5년차를 맞이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끝낸 후 신임 유영민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12.31.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끝낸 후 신임 유영민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12.31. [email protected]

사의를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수리하면 경질성 인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새해 인사'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두 차례에 걸쳐 "숙고할 것"이라고 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이 청와대를 이끌어 가는 두 축인 만큼 인사를 함께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12월31일에 노 실장과 김 수석의 후임자를 지명하며 '세밑'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이 예상을 깬 결정을 한 것은 1년 넘게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아온 부동산 문제와 법무부-검찰 간 갈등 사태 등을 하루 빨리 마무리 짓고, 국정 운영의 주도권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의 후임 인사가 완료된 만큼, 굳이 인사 발표를 새해로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날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지명 3시간 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곧바로 지명하는 등 '검찰개혁 시즌2'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사의 표명 하루 만에 민정수석 교체를 단행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읽힌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김종호 민정수석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사퇴하는 노영민 비서실장. 2020.12.31.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김종호 민정수석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사퇴하는 노영민 비서실장. 2020.12.31. [email protected]

언론에서 전날 밤 인사 내용이 보도된 것 또한 후임 발표가 앞당겨진 이유 중 하나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 내용이 외부에서 흘러나갔다"며 "그래서 당겨진 것으로 봐달라"고 했다.

김 실장의 사의는 일단 '보류'됐다. 당장 내달 11일부터 9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이 집행되고,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물밑에서 진행되는 해외 백신 계약 진행 상황 등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김 실장에 대해서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방역 등 현안이 많아서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반려라고 봐달라"라며 "다음달 초에 (교체를) 한다거나 하는 건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김상조 정책실장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2.01.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김상조 정책실장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2.01.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김 실장의 후임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김 실장의 후임으로는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청와대 참모진의 수장 격인 비서실장 교체를 시작으로 집권 5년차를 맞는 새해 초에는 비서관급 등에서 대대적인 내부 인적 쇄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일에 이어 추가 개각도 남아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결심을 한다면 개각 인사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밖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교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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