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통 분담 외면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본사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지난 6일 길거리로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지난해 11월24일부터 두 달 가까이 홀 영업을 못해 생존 위기에 몰린 탓이다. 특별대우를 바란 것이 아니다. 국회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식당처럼 오후 9시까지 홀 영업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시위를 펼쳤다. 약 18억 원대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했고 총 358명이 인당 500만원을 청구했다.
그동안 카페 점주들은 ‘형평성 없는 방역 규제에 굶어 죽어간다’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정부는 외면했다. 한 카페 점주는 “홀 영업 금지 후 매출이 80% 이상 줄었다”면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수수료를 내면 남는 것도 없다. 대출을 받아 임대료를 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르바이트생도 자르고 홀로 카페를 운영하며 근근이 버텼지만, 임대료가 밀려 권리금 보상도 받지 못하고 빚만 쌓인 채 쫓겨난 이들도 적지 않다.
18일부터 카페 매장 내 취식이 허용됐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를 향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카페 점주들이 피와 땀, 눈물을 쏟아내 결실을 이룰 동안 본사는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카페 점주들은 SNS 릴레이 운동을 통해 본사와 커피업계 단체·협회에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반성하지 않을 시 불매운동까지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접 정부에 항의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지난해 여름께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 ‘매장 운영을 중단하라’며 여론이 들끓었던 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는 점주들과 상생하려는 노력에 소홀했다. 점주들이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비롯해 가맹점비, 재료비 등을 인하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통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출의 약 3%를 로열티로 지불한다. 평균 매출이 3000만~4000만원일 경우 로열티는 100만원 선이다.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는 월 15만~25만원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확산 후 하루 평균 매출 10만원도 올리기 힘든 상황을 고려하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정부 방역 정책 관련 입장을 밝힌 프랜차이즈 카페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할리스커피는 홀 영업 재개 전날인 17일 전 점포 방역 지침을 재점검했다며 “장기간 매장 취식 영업이 금지돼 가맹점주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앞으로도 고객과 직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하에 운영하겠다. 가맹점주 생계를 고려한 중대본의 대책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신메뉴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파스타, 피자, 떡볶이 등 식사메뉴를 확대해 브런치카페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배달·포장 수요가 증가한 만큼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점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보다 수익사업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카페 점주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프랜차이즈 본사는 숟가락만 얹는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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