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묻겠다" 총리의 호통…LH직원들 비아냥, 사라지나
정부합동조사단, 10일 1차 조사 결과 발표
LH 직원들 "꼬우면 너희도 이직해" 비아냥
정세균 "온당치 않아…조사해 책임 묻겠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1차 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1. [email protected]
12일 정부에 따르면 정 총리는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LH 땅투기 의혹 등'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제기한 사례를 포함해 총 20명의 투기 의심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최근 SNS 등에서 LH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의 현 상황에 대한 조롱 발언과 관련해서도 불쾌함을 내보였다.
그는 "(공기업 직원은) 공직자에 준하는 신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윤리 강령상 문제 여부를 밝히기 위해 작성자가 누군지 조사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적절치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이 됐다.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온당치 않은 행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묻고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직자들의 품격을 손상시키고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더하는 행태는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며 "가능한 방법으로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최근 LH 의혹이 불거진 후 대중적 분노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일부 LH 직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경찰 등 수사기관과 국민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남겨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일 직장인들을 위한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이용자 본인이 다니는 직장의 이메일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접속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이 작성자는 "어차피 한 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물 흐르듯이 지나갈 거라고 다들 생각하는 중"이라며 "털어봐야 다 차명으로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 너희가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을 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라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지난 10일 뉴시스 확인 결과, 직장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블라인드'에 전날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 니들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고 말했다. (사진=블라인드 캡쳐)
이후 논란이 불거지면서 작성자는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이미지가 이미 캡쳐돼 온라인과 SNS 등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다른 작성자는 블라인드에 "왜 우리한테만 XX하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사내에서 듣기로 정치인·국회의원이 해쳐먹은 게 우리 회사 꼰대들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를 요구해 투기하는 걸 몇 번 봤다"고 주장했다.
한편 LH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정부 차원의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라는 정 총리의 지시에 따라 지난 9일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를 구성했다.
합수본은 국수본 및 시·도경찰청, 외부 인력 등 총 770여명 규모로 구성된다.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전문가들을 파견받아 첩보 취합 및 분석, 이익 환수 등 작업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LH 의혹에서 비롯된 부동산 투기 문제 전반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청 내에 신고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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