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혈액 응고'…덴마크·노르웨이·이탈리아도 일부제품 "사용 중단"(종합)
오스트리아·이탈리아·덴마크서도 '혈전증' 사망
EMA "AZ 백신, 혈액 응고와 관련성 입증 안 돼"
영국·스페인 "백신 맞는 게 더 안전…중단 없다"
[로마=AP/뉴시스] 오스트리아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혈액 응고'로 사망한 이후 유럽 일부 국가들이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11일(현지시간)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됐다"며 특정 제조단위의 백신에 대한 '예방적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사진은 10일 로마의 한 백신 접종 센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는 남성의 모습. 2021.03.12.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오스트리아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혈액 응고'로 사망한 이후 유럽 일부 국가들이 접종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덴마크와 노르웨이,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보건 당국은 이날 '예방적 차원'에서 AZ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모든 AZ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제조단위(batch)가 ‘ABV5300’인 백신으로 각국 당국은 이에 한해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조 백신은 현재 유럽연합(EU) 17개 회원국으로 배송된 상태다.
제조단위가 ABV5300인 백신을 접종한 후 발생한 혈액 응고 증상은 현재 유럽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초로 확인된 건 지난 7일 오스트리아에서다. 오스트리아 보건 당국은 북부 츠베틀 지역 진료소에서 49세 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혈액 응고 장애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폐색전증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이탈리아에서는 50대 남성이 심부 정맥 혈전증으로 사망했다고 보고가 나왔으며, 덴마크 역시 백신을 접종한 후 60대 여성이 혈전증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이번 혈액 응고 사건들과 관련한 검토에 나선 상태다.
덴마크는 EMA가 원인을 파악하는 동안 AZ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며 이 기간은 최소 2주간 지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테 프레드릭센 덴마크 총리는 "하지만 이번 (백신에) 위험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엔 상당히 이르다.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보건 당국도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됐다"며 특정 제조단위의 백신에 대한 '예방적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등 5개국은 전날 해당 제조단위 백신의 접종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EMA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백신의 이점은 여전히 (바이러스의) 위험보다 크고, AZ 백신이 혈액 응고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진행된 PRAC의 조사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이들의 혈전증 발생 건수는 일반 비교군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EU 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500만명 중 혈액 응고 문제가 발생한 건 30명이 채 안 된다.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결정을 내린 국가들도 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규제청(MHRA)는 백신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MHRA는 "AZ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자신의 접종 차례가 오면 가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혈전증은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드문 현상도 아니다"면서 "영국 전역에서 1100만 회분 이상이 투여됐으나 이런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프랑스도 AZ 백신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이날 "AZ 백신 접종을 중지할 어떤 이유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베랑 장관은 "프랑스에서도 몇몇 부작용 사례가 발생해 조직적인 검토를 하고 있으나, 각각의 경우를 분석해도 백신과의 관계는 입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페인 보건 장관은 "스페인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접종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Z 백신 접종 일시 중단 사태로 인해 EU의 백신 수급은 또 다시 고비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AZ에 이어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은 이미 2분기에 공급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맞추기 힘들다고 EU에 전달한 상황이다. EU 측 관계자는 "J&J는 배송 가능한 물량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어느 정도의 양을 기대해도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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