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이준석 돌풍' 효과…"非영남·朴탄핵, 높은 지지율 기대"
광주 찾은 野당권 후보들…"호남 없으면 나라 없다"
광주·전라, 국민의힘 지지율 21.9%…"이준석 효과"
경선서 '호남 반영 비율' 미미…"중도 확장 걸림돌"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후보들이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5.30. [email protected]
국민의힘은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를 열고 호남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제게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은 단 한 번도 광주사태였던 적이 없고, 폭동이었던 적이 없다"며 "오롯이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 속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처절했던 시민들의 저항으로 각인되어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보수 정권이 호남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며 "정말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호남 당원의 확보에 더 노력하겠다"고 기자들에 말하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은 연설에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말을 빌어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되자마자 첫 행보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힘차게 불렀다"며 자신이 추진한 서진정책의 성과를 설명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천강정 전 경기도당 치과의사네트워킹 위원장은 "제가 감히 5·18을 언급할 수 없고, 자격은 없지만 과거 막말로 심려를 끼쳐드린 정치 선배들을 대신해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호남서 '국민의힘' 지지율 20% 넘어…"사실상 이준석 효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1.05.30. [email protected]
최근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에서 전례 없는 지지를 받는 중이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7~21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21.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전국 만18세 이상 2010명을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2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사실상 '이준석 효과'라고 분석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국민의 힘이 이 전 최고위원을 통해 호남의 마음을 잡을 물꼬를 텄다고 본다"며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그는 "앞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5·18 민주묘지에서 사과를 한 것, 호남과의 동행 프로그램 등도 영향은 있겠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며 "진짜 동기가 된 건 이 전 최고위원의 '변화' 이미지에 호남이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호남에서 이준석 돌풍은 다른 지역보다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호남이야말로 이 전 최고위원을 가장 긍정적으로 본다"며 "대구·경북(TK)는 오히려 친박 성향이 강해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낮게 나올 거다. 그러나 호남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호남이 보여준 국민의힘을 향한 지지는 "이준석이라는 인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니 호남도 마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본경선서 '호남 반영 비율' 축소…'이준석 바람' 멈출까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호남은 반(反)이명박·반(反)박근혜다. 탄핵에 앞장 선 이 전 최고위원은 호남 민심에 그나마 가까운 사람이다. 또 TK 출신도 아니고 지역구가 서울이다"라며 "호남의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 전 최고위원에 가장 거부감이 적다"고 말했다.
이런 호남 지역의 샘플을 늘릴 수록 이 전 최고위원에는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에서 호남의 여론조사 할당 비율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유경준 의원은 국민의힘 선관위가 지역별 여론조사 할당 비율을 0.8%로 설정했다가 의원들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2%로 높였다고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명했다. 지난 예비경선에서 2개 여론조사 업체가 각각 1000명씩 2000명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한 점을 고려하면 호남 지역에서는 단 40명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뜻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호남의 인구 비중, 유권자 비중이 10% 정도"라며 "호남 지역의 반영 비율을 유권자 비중에 맞추는 건 중장기적으로 국민의힘의 '중도 확장' 측면에서 더 힘이 된다는 점은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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