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기사 합의금 1천만원…영상삭제 대가 아냐"(종합)
"어떤 조건 제시한 사실 전혀 없어"
"서초서 사건 처리에 개입 안했다"
"억울하게 입건된 택시기사에 사죄"
[과천=뉴시스]이영환 기자 = 사의를 표명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1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2021.06.01. [email protected]
이 차관 측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건 2일 뒤 사과와 피해회복을 위해 택시기사분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진심으로 사죄한 뒤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송금했다"며 "통상의 합의금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변호사였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합의를 하면서 어떤 조건을 제시하거나 조건부로 합의 의사를 타진한 사실은 전혀 없었다"며 "일부 언론에선 마치 합의금이 영상 삭제의 대가인 것처럼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언론에 보도된 이 차관의 폭행 장면 영상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6일 밤 택시기사 폭행 당시의 모습"이라고 인정했다.
이 차관 측은 증거인멸 시도 의혹과 관련해선 "이 차관은 합의가 종료돼 헤어진 후 택시기사에 전화해 '영상을 지우시는 게 어떠냐'는 요청을 했고 택시기사는 이를 거절했다"며 "영상을 지워달라고 한 이유는 택시기사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영상이 제3자에 전달되거나 유포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지 블랙박스 원본 영상을 지워달라는 뜻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택시기사는 이 차관의 이런 요청을 받고 "보여주지 않으면 되지 뭐하러 지우냐"는 취지로 거절했다고 한다. 이 차관 측은 "(택시기사가) 실제 블랙박스 영상이나 촬영 영상 원본은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합의가 이뤄진 후 택시기사와 진술 내용을 놓고 협의한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차관 측은 "이런 일은 피해회복을 받은 피해자와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가해자 사이에 간혹 있는 일"이라면서도 "변호사로서 그런 시도를 한 점은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서초경찰서의 사건 처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이 차관 측은 "이 차관은 어떤 관여나 개입도 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고 특히 억울하게 입건까지 되신 택시기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현재 경찰과 검찰에서 각각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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