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정부의 '백신 확보' 미비..."2030세대는 잘못 없다"
<코로나VS백신>
전문가 "2030 우선권? 맞힐 백신 없는데 하나마나 한 소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8일 오후 서울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대상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7일까지 누적 1차 접종자는 1547만 6019명으로 전체 인구 5134만 9116명(2020년 12월 주민등록 거주자 인구)의 약 30.1%, 권장 접종 횟수를 완료한 사람은 555만 3120명으로 전 국민의 10.8%다. 2021.07.08.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정부가 2030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2030세대의 접종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접종 시기는 백신 도입 일정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일단 7월 접종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백신 도입 일정에 조정이 있다면 이를 반영해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계획된 접종 일정을 진행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접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내 2030세대의 감염이 확산되면서 이들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316명으로 20대 확진자는 323명(24.54%), 30대는 238명(18%)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우선 접종과 무관하게 정부가 제대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백신이 없다. 백신이 없는데 2030세대에게 핑계를 대는 것이다. 백신 우선 접종은 하나 마나 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1년반동안 4번째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오판한 것은 정부다. 정부에서 인식을 잘못하고 있어서 제대로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0시 기준 1212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7일 오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 설치된 은평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2021.07.07. [email protected]
김 교수는 "정부가 백신 수급에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결국 이스라엘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을 들여오고 있다"며 "2030세대는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는 확산이 계속되고 있지만 누구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누군가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2030세대에세 백신 우선 접종권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 교수는 "백신은 감염 차단이 아니라 감염 후 중증으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2030세대는 코로나19에 감염되도 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낮다. 반면 고령자는 백신 치사율이 높다. 고령자 위주로 접종하는 것이 방역 차원에서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백신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백신이 많으면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2030세대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2030세대를 지목하는 듯한 글을 올려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7일 페이스북 ‘대한민국 정부’ 계정에는 ‘20~30대분들께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적모임 자제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게시된 홍보물에는 2030세대의 방역 노력을 당부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 검사를 받아주세요 ▲당분간 모임·회식 자제해주세요 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8일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자리에서 "수도권의 20~30대 여러분, 방역의 키를 여러분이 쥐고 있다. 조금만 참고 인내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댓글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가 게시됐다. 일부 네티즌은 '정치방역 역겹다'는 댓글을 게시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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