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참사' 수사, 현대산업개발 책임·조합 비위 정조준
경찰, 현대산업개발 책임 집중 추궁, 신병처리 검토 중
국과수 최종 감정 결과 토대로 원인 규명 조만간 발표
조합 비위 수사 본격화…'키맨' 문흥식 귀국 여부 촉각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4구역 5층 건물 붕괴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압수수색을 통해 철거용역 계약·현장 안전감독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의 모습. 2021.06.16.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경찰이 원청업체 현대산업개발의 책임 규명과 재개발 조합 관련 비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1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붕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실 날림 철거 공정, 안전 관리·감독 부재와 관련해 원청사인 현대산업개발 측 책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현재까지 붕괴 참사의 직접적 책임과 연관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입건자는 8명이다. 이 중 한솔 현장소장과 굴삭기 기사(백솔 대표), 감리자 등 3명 만이 구속됐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가 붕괴 당시 철거 현장에 있었고, 붕괴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과다 살수'(먼지 날림을 줄이기 위해 뿌리는 물의 양을 2배로 늘림)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원청사인 현대산업개발 측 추가 신병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현대산업개발 측은 '주의 의무를 기울여야 할만한 사고 예견 가능성조차 없었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보된 참고인 진술과 조만간 나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다음주 중 후속 신병 처리를 적극 검토한다. 철거 공법상 문제, 살수량 급증이 철거물에 미친 영향 등을 두루 감안하면 원청업체 측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판단이다.
붕괴 원인 규명 발표는 오는 20일 전후가 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발표 내용은 국과수 통보 최종 감정 결과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가 조만간 전달할 1차 분석 내용도 참고한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광주경찰청이 15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뒤 압수 물품을 옮기고 있다. 2021.06.15. [email protected]
현재 불법 하도급 관련 입건자는 이미 구속된 백솔 대표와 한솔 현장사무소장을 비롯해 6명이다.
나머지 4명 중 2명은 하청 계약 없이 일반건축물 철거 공정에 관여하고, 신생 무자격 업체 백솔이 지정건축물(석면) 철거를 할 수 있도록 재하청을 준 다원이앤씨 임직원이다.
이 밖에도 석면 해체 면허를 빌려준 업체 관계자와 석면 철거 감리업체 대표가 있다. 다만 석면안전관리법 상 양벌 규정이 미비한 탓에, 실제 현장에서 감리 업무를 맡은 '감리자'가 아닌 업체 대표('감리인')를 입건했다.
경찰은 이면 계약, 철거 공법 지시 체계 관련 수사와 함께 원청사 현대산업개발의 인지 또는 묵인 여부 등을 규명하는 데 막바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관련 피의자 신문 절차를 끝나는 대로 신변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
철거 하청사 선정에 부당 개입, 금품을 주고받은 조합 측 관계자 4명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됐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서 관련 의혹의 중심에 서 있어,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조합 전 고문 문흥식(61·전임 5·18구속부상자회장)씨의 신병 확보가 관건이다. 참사 직후 미국으로 도피한 문씨는 최근 변호인 선임 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
이를 방어권 행사 의지 표명으로 본 경찰은 문씨의 자진 귀국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씨를 비롯한 조합 비위 관련 입건자 4명은 청탁 금지 관련 법령인 변호사법 또는 업무상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달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지나가던 버스를 덮쳤다.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06.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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