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라바리니 감독 "'라이트 김희진'이 최적의 전술"
[서울=뉴시스]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12일(현지시간) 태국 라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결승 한국 대 태국 경기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국제배구연맹) 2020.01.13. [email protected]
라바리니 감독은 18일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도쿄올림픽 라이트 운영에 대해 "현재 대표팀 시스템에서는 김희진이 회복해 정통 아포짓(라이트)으로 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라바리니 감독 체제에서 주전 라이트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무릎 수술을 받아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을 최종 엔트리에 선발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이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고 보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2년 전부터 대표팀 스타일에 필요한 아포짓을 소화해낸 선수가 바로 김희진"이라면서 "수술 후 재활 기간이 충분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표팀의 전술상 김희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림픽 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충분히 회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만일 김희진이 몸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라바리니 감독은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이소영(KGC인삼공사), 정지윤(현대건설) 중 한 명에게 임무를 맡길 생각이다. 다만 "김연경을 아포짓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5년 만에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김연경(상하이)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12년 런던대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8강 토너먼트 대진표에 따라 충분히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 선수들과 같은 꿈을 향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고, 함께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었다. 올림픽에서는 함께하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도전을 반겼다.
◇라바리니 감독 일문일답.
-최종 엔트리 선정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한 부분은.
"우리 팀 전술에 부합하는 미들블로커(센터) 선발을 위해 선수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민했다. 이는 아포짓(라이트)을 활용한 2가지 전술과 이어지는데, 첫 번째는 지난 2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김희진을 주전 아포짓으로 활용하는 상황이고 또 하나는 아포짓 없이 김연경, 이소영, 박정아 같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들을 로테이션에 따라 아웃사이드 히터 혹은 아포짓으로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다. 2가지 전술적 상황 모두에서 공격이나 서브에 각각 특화된 미들블로커를 고려해 지금의 세 선수를 선발했다."
-VNL에서 얻은 바가 있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세계무대에서의 경쟁을 통해 팀이 보완해야할 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서브는 지난 VNL에서 우리 팀의 가장 큰 무기였으나, 이번 VNL에서는 평균 정도였기에 강한 서브를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수비를 많이 하고 또 잘 해내지만, 공격을 통한 득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기를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이드아웃과 이단 연결의 정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대표팀은 서브 리시브, 사이드아웃 공격, 강한 서브에 집중해 블로킹과 수비를 통한 반격이 잘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VNL은 또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선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대회였다."
-부상 공백에도 불구 라이트 김희진을 선택한 이유는.
"2년 전부터 대표팀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면서 아포짓 김희진을 포함한 계획을 세웠고, 김희진은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의 배구를 할 수 있는 선수이기에 선발했다. 김희진도 V리그에서는 센터로 뛰는 것처럼 한국 선수들 중에 정통 아포짓인 선수는 많지 않은데 2년 전부터 우리 대표팀 스타일에 필요한 아포짓을 소화해낸 선수가 바로 김희진이다. 수술 후 재활 기간이 충분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표팀 전술상 김희진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올림픽 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충분히 회복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본선 라이트 기용법은 정했나.
"현재 대표팀 시스템에서는 김희진이 회복해 정통 아포짓으로 뛰는 것이 가장 좋은 전술이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지난 VNL에서 시도한 2가지 시스템도 활용할 예정이다. 첫 번째는 아웃사이드히터 김연경, 박정아, 이소영 중 박정아나 이소영이 로테이션에 따라 아포짓 역할도 소화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옵션은 정지윤도 아포짓으로 득점을 낼 수 있는 공격력을 가진 선수이기에 그를 아포짓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김연경을 아포짓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리베로 오지영의 선발 이유는.
"잘 하기 때문에 선발했다. 우리 시스템에는 디그나 리시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리베로가 필요했다. 디그 혹은 리시브 중에는 서브 리시브에 조금 더 강점이 있는 리베로가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오지영은 우리 대표팀의 특성에 부합하는 리베로이다. 올림픽에는 12명의 선수만 출전할 수 있고, 2명의 세터와 3명 이상의 미들블로커는 반드시 필요하다. 출전국 중 러시아만 2명의 리베로를 선발했을 뿐 다른 팀들도 1명의 리베로만 선발한 것을 보면 올림픽 엔트리가 2명의 리베로를 선발할 만큼 넉넉하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계획한 대표팀 전술에서는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의 활용에 대해 고심했을 뿐 리베로를 1명 더 데려갈지 말지는 팀의 중요한 논의사항이 아니었다."
-정지윤, 안혜진, 박은진은 앞으로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어가야 할 선수들인데.
"어린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은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의 커리어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도쿄올림픽 각오를 밝혀달라.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꿈이었고, 이제 도쿄에서 그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선수들의 의지도 대단하고 충분히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이 선수들과 같은 꿈을 향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고, 함께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었다. 올림픽에서는 함께하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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