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그림 같지만 반전 내공...'박사 화가' 이사라 개인전
서울 인사동 노화랑서 8일 개막
'행복마법 한 스푼' 등 신작 20여점
테디베어같은 조각품 3점도 전시
[서울=뉴시스] 이사라, wonderland-요술 지팡이를 든 소녀, 60x60cm, acrylic on canvas, 2021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 그림 초딩이 그린 것 같지만, 미술학 박사 출신 화가 그림이다.
마치 만화에 나오는 (요술)공주를 그린 것 같은 이사라 작가의 'Dreams Come True'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8일부터 열린다.
신작 2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과 장난감에서 쌓았던 추억을 새롭게 재구성했다. 또 고려청자 형식으로 제작한 테디베어 형태에 독특한 문양과 화려한 색을 입힌 조각품 3점도 공개한다.
쉬워 보이는 그림이지만 제작 과정은 노동집약적이다. 독특한 작업방식 때문에 캔버스 천에 바로 색을 칠할 수 없다. 캔버스 바닥 면에 작가가 조합한 재료를 칠하고 사포질을 한 다음에 다시 같은 재료를 다시 칠을 한다. 이런 식으로 일정한 두께의 층이 형성될 때까지 수 회를 반복한다.
[서울=뉴시스] 이사라, Lucky bear-사랑 한가득, 63x45x40cm, Acrylic on poly, 2020
인형을 만들 때도 만들어진 형태에 사포질을 백여 회 이상하면서 원하는 표면을 만든다. 이렇게 바탕 면을 만든 후에 원하는 형태와 색을 칠하고 난 뒤 날카로운 칼로 여백을 긁어낸다. 그러니까 화면에 보이는 흰색은 바닥에 칠했던 재료가 드러나게 되는 것. 또 페인트가 흘러내는 듯한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층을 만드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계량할 수 없는 엄청난 노동량을 투입해야만 탄생하는 작업은 엄청난 열정과 끈기가 한 밑천이다.
임창섭 미술평론가는 "이사라 작가는 물질이 가지는 형태보다는 자신이 느꼈던 아름다웠던 추억에 자신의 색을 입혀내고 있다"며 "자신의 예술적 고통을 감내한 작품으로 감상자에게 행복이라는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이사라, wonderland-괜찮아 갈색곰, 130x97cm, acrylic on canvas, 2021
이사라는 2002년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2014)를 취득했다. 그동안 'Happy Doll' 'Lucky Bear', 'Wonderland', Colorpool 등의 시리즈를 발표하며 2003년부터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왔다. 인형을 그린 단순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디지털 시대의 뉴-이미지(New-Image)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미술상, 뉴 프론티어상, 최우수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2016년부터 가나아뜰리에 입주 작가로 활동중이다. 초현실적인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유명한 이석주 화백의 딸이다.
작가는 "드림스 컴 트루. 전시 타이틀처럼 그림을 보는 분들이 저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얻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루어질꺼야', '너를 믿어', '행복마법 한스푼', '난 희망을 보았어' 등 그림과 어울리는 제목 보는 재미도 선사한다. 전시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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