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넘어선 경유…정부 유류세 인하 폭 30%로 확대하나
기존 인하 폭 20%보다 10%p 확대 검토
휘발유 ℓ당 82원·경유 ℓ당 58원↓ 전망
기재부 "인하 여부 등 결정된 바 없어"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2022.03.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최근 휘발유, 경유 등 기름값 급등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이 유류세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20%인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28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물가 안정 방안을 보고 받았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유류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기준 3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1.9원으로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오른 ℓ당 1918.1원을 기록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 가격이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 만에 ℓ당 2000원대까지 치솟으며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유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경유 비중은 20%를 차지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국제시장의 경유 '몸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으로 유럽의 경유 가격이 급등했으며 이러한 영향이 국내 경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최근 4월30일 종료되는 유류세 20% 인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한다는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폭까지 현행보다 10%포인트(p) 높이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대한도인 30%로 확대하면 휘발유는 현재보다 ℓ당 82원, 경유는 ℓ당 58원 더 내려간다. 현재 유류세는 휘발유 기준 교통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합해 ℓ당 820원이다. 유류세 20% 인하로 현재 656원 부과되는데 30%로 인하하면 574원으로 내려가게 된다.
다만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할 경우 휘발유에 혜택이 더해지면서 경유가 휘발유 가격보다 높아지는 가격 추월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음 달 5일 물가 관계 장관회의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류세 인사 폭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 인하 여부, 인하 폭 및 물가관계장관회의 개최 여부를 포함한 검토 일정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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