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수 세는 업무"…남극우체국 직원 4명 뽑는데 수백명 지원
코로나19로 2년 만에 재개장…직원 4~5명 고용
업무는 편지 발송, 펭귄 관리, 환경 정보 수집 등
휴대전화·인터넷 사용 못하는 등 어려운 점 있어
"펭귄 보는 것 특권…일생에 한 번뿐 경험될 것"
[남극=AP/뉴시스] 아르헨티나 남극 연구 기지는 남극 대륙 온도가 18.3도까지 올랐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지 관계자는 이 수치가 세계기상기구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2015년 3월에 기록된 17.5도 이후 5년 만에 최고 기온이 0.8도 높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으로 남극 빙하에 서 있는 펭귄의 모습. 2020.02.08.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 2년간 문을 닫았던 남극 우체국이 재개장에 나서며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관광객 편지·엽서를 보내고, 펭귄 수를 세는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남극 포트 록로이 소재 우체국에서 25일까지 직원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남극 유산신탁이 운영하는 해당 우체국은 매년 11~3월까지 섬 관리를 위해 4명의 직원을 고용한다.
영국 정부는 1944년 남극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남극 파머 군도 구디섬에 포트 록로이를 극비로 설치, 남극 조사의 중심지로 삼았다. 현재 포트 록로이는 매년 8만개 이상의 우편물을 발송하는 우체국이며 최근 20년간 대기 연구소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방문객을 받지 않았지만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며 직원 고용에 나선 것이다.
고용된 직원들은 매년 1만8000명의 관광객을 맞으며, 포트 록로이에 서식하는 수백 마리의 펭귄 수를 집계하는 등 야생 동물 모니터링과 환경 데이터 수집을 담당한다. 일생에서 한 번뿐인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탓에 매년 수백명이 지원하며 한 해에는 2500명이 넘게 지원하기도 하는 등 인기가 많다고 WP는 전했다.
하지만 남극 유산신탁 측은 남극에서의 생활이 편안하지는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5개월 동안 수도,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수 없으며, 2층 침대가 있는 작은 숙소에서 다 같이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밀라 니콜 남극 유산신탁 최고경영자(CEO)는 "남극 우체국에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하루에 12시간씩 일할 때도 있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 많지 않다"며 "건강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직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지원 자격이 주어지지만, 남극 유산신탁 측에서 따로 비자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영국에서 일할 자격이 있어야 한다. 또 6개월간 계약된 직원들은 직책에 따라 1600달러(약 199만원)~2300달러(약 286만원) 사이의 월급을 받게 된다.
니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방문객을 받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시즌에는 개방할 예정이다. 매우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2019~2020시즌 포트 록로이에서 관리자로 일했던 루시 도르만은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직원을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남극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함께 지내야 하며, 쉽게 떨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르만에 따르면 직원들은 펭귄의 개체 수 변화와 이들이 만드는 둥지, 알의 개수 등을 꼼꼼히 세야 한다. 이에 도르만은 "펭귄과 가까운 거리에서 이를 돌 볼 수 있는 것이 이 직업의 특권이다"라면서 "일생에 한 번뿐인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이 끝나면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빙하의 얼음이 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정말 놀라운 곳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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