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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역 성공 배우라는 김정은…"가난한 北엔 큰 재앙 초래 위험"

등록 2022.05.19 10:18:43수정 2022.05.19 1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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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체제 미비, 식량배급 붕괴, 건강 상태 취약 하지만

장마당 폐쇄 못하고 모내기와 공장 생산 지속 불가피

확산 통제·사망자 최소화 어려워…열병식이 기폭제인 듯

[평양=AP/뉴시스] 18일 북한 평양의 선교구역 내 선교편직공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2022.05.18.

[평양=AP/뉴시스] 18일 북한 평양의 선교구역 내 선교편직공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2022.05.1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에서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코로나 방역 "성공"에서 배우도록 지시했으나 중국의 방역방식은 가난한 북한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엄격한 봉쇄와 전수 검사 및 대규모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 환자 발생을 최소한으로 묶어왔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과 달리 기본 의료 체계가 미비하고 식량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

이에 따라 보건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식 모방 지시로 북한이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재앙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12일 하루 1만8000명 수준이던 코로나 환자수가 이번주 들어 수십만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실제 환자수는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 주민들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거의 없으며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처럼 외부와 단절돼 있다. 당시 북한에서는 최대 200만명이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압록강과 두만강에 아사자 시신이 떠내려오기 전까지 외부에서는 대량 아사자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진단 키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 발생수를 정확하게 알수 없는 북한은 "발열자"를 기준으로 환자수를 집계하고 있다. 북한은 의심환자를 170만명에 육박한다면서 6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18일 북한 매체는 100만명이 이미 회복한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표하는 환자 통계를 의심한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전염병 전문의는 "북한이 발표한 사망자수가 정확하지 않다고 본다.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숫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형편이 좋을 때도 식량 공급이 충분치 않았다. 1990년대 국가의 식량 배급제가 붕괴한 뒤 복구된 적이 없어 주민들은 각자도생해왔다. 외부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처럼 극단적인 봉쇄조치를 취할 경우 정부가 기본적 생필품조차 공급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갑 전문의는 "북한 주민들로선 배급제가 부활되는 셈이지만 제대로 작동할 것으로 보기 힘들다. 중국조차 봉쇄된 도시 주민들에게 식품 등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방역방식은 중국식과 일부 차이가 있다. 모든 도시와 지방 군을 봉쇄하면서도 "생산활동을 조직"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도시와 군 사이의 교통은 차단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자기 거주지역 내에서 돌아다니며 농장과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공장과 주택단지에서 대대적인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식품과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배급제가 붕괴된 상황에서 장마당을 봉쇄하면 북한 주민들은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2006년 북한을 탈북한 내과의사 이태경은 "북한 당국이 장마당을 완전히 봉쇄할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주민들이 반발하고 경찰에 대들었다. 그들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이 중국 방역 정책을 칭찬한 것과는 달리 보건 기구들과 국제 지도자들은 중국의 방역방식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은 국경을 차단하고 외부전문가들이 방문하는 것을 거의 허용하지 않아 왔다. 외국 투자가 고갈돼 왔으며 일부 젊은 층이 봉쇄를 피해 중국을 떠나고 있다.

정재훈 가천의과대 전염병 교수는 "한국은 보건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고 백신접종률이 높으며 치료제도 확보돼 있고 식사도 잘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북한에 코로나가 전파된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최근 김위원장은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면서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했다. 이달 들어 학생들과 노동자들을 대거 모내기에 동원하고 있다.

북한 당국자들은 열병식에 참가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첫 감염자들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학생중 한 명의 최근 중국을 다녀온 친척으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 NK가 전했다. 북한 국영매체는 평양과 모내기가 한창인 남부 지방에서 발열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도했다.

지난주 환자 발생이 처음 발표될 당시 북한은 대비가 거의 안돼 있음을 드러냈다. 북한 당국자들은 발열자들이 지난달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6일 방송에 출연한 당국자는 지난 7일까지 북한은 코로나 환자수가 168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국가가 공급하는 약품이 주민들에게 적기에 공급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중국의 봉쇄 정책은 김위원장이 자신의 신적 권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봤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방역 지원의사를 밝혔으나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국제 백신 프로그램이 코백스의 백신 지원도 거부해왔다. 거부하는 이유를 설명한 적이 없지만 백신 접종 현황 모니터 요원들이 입국하는 것을 꺼렸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매체들은 17일 북한 화물기 3대가 중국 선양에서 150t의 응급물품을 들여왔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보도를 확인하지 않았다.

탈북자 출신 의사 이태경씨는 북한의 상황이 조기에 진정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북한 체제로선 잘못이 아니다. 수백만명이 아사할 때도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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