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이어 시험 응시료 인상…"일상생활 어려워" [2030 덮친 물가①]
취업준비생·사회초년생 "물가 상승, 견디기 어려워"
지출 줄이는 방법 '절약 브이로그'까지 유행하기도
물가 상승률 5% 진입 가능성도…정부 "지원 방침"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7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고물가 추세와 관련해 일정 기간 5% 넘는 물가 상승률을 보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은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2.05.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 하반기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인 김모(31)씨는 최근 들어 기숙사 입사 조건을 위주로 입학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물가가 치솟아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면 과외로 돈을 벌어도 생활비 감당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지출인 월세, 식비,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자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 증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으로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취업준비생 등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 추세는 매우 가파르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물가 상승률은 4.8%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소비자물가도 4.1% 올라 두 달 연속 4%대 흐름을 보일 정도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극심한 상태다.
식비, 주거비와 같은 생활비 지출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 응시료까지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취업준비생 박모(27)씨는 시험 응시료가 비싸지는 걸 보면서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취업준비 계획을 짜던 중 영어 회화 시험 응시료가 오는 7월부터 7000원 인상돼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 8만4000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돈 못 버는 취업준비생인 것도 서러운데 시험 응시료마저 비싸지니 취업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젊은 층 사이에서는 생활비 절감 등을 통해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 공유된다.
올해 들어 유튜브에는 2030 직장인, 취업준비생 시청자층을 겨냥해 일상 생활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을 알려주는 '절약 브이로그'가 다수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기록된 만19세~39세의 '짠테크(불필요한 소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지출 하자는 뜻의 신조어)' 검색량 합계 지수는 205로, 전년 동기 수치인 174 대비 15% 가량 늘었다.
[서울=뉴시스] 유튜브에 '절약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캡처> 2022.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한껏 치솟은 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내달 3일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발표할 예정인데 해당 수치가 4%를 넘어 5%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정부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 경제 부담을 완화해주겠다며 생활, 밥상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서민 체감물가·민생경제 부담 완화를 위해 3조1000억원 규모의 민생안정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돼지고기, 식용유, 커피원두 등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부가가치세 면제,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 상향(10%포인트) 등을 실행할 계획이다.
청년층을 위한 계획으로는 ▲1인당 1200만원 한도에서의 저금리 대출 확대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 동결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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