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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파이터' 이창용, 연속 금리 인상 나서나

등록 2022.06.11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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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대인플레 4% 육박…일반인 앞질러

한은 "기대인플레, 3~4분기 후 물가에 영향"

이창용 "인플레 파이터 중앙은행 역할 중요해져"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6.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육박하면서 일반인보다 높아졌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강조해 온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연속 인상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자체 조사한 올해 4월 1일 기준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같은 시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3.1%보다 0.6%포인트나 높다. 일반인들의 경우 유가 등 자주 이용하는 품목이 오를경우 기대 심리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문가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편이다. 

한은은 매 분기 시작 월 1일 기준으로 국내·외 연구기관, 금융기관 등 경제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일반인 보다 높았던 적은 2010년 7월과 올해 4월이 유일하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올해 1월에만 하더라도 2.6%로 3%를 넘어서지 않았었다.  

한은은 이와 관련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시기에는 전문가들이 일반인들보다 새로운 정보를 기대에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일반인과 전문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형성시 새로운 정보 반영 비율을 추정한 결과 물가 상승기와 둔화기에 일반인은 각각 38%와 20%, 전문가는 각각 62%와 31%로 추정돼 물가 상승기의 신규 정보 반영비율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정보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물가 급등기에는 오히려 일반인 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가 빠르게 올라간다"며 "물가 상승기에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물가와 관련된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되고 실질소득 감소로 경제주체의 물가정보에 대한 민감도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실제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최근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이 압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앞서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4분기 전의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받는 한편 3~4분기(9개월~1년) 후의 물가에 다시 영향을 미친다"며 "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한 정책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물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10일 한국은행 72주년 기념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이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도 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남은 네 차례의 회의에서 매번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2.75%까지 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유가, 환율, 농산물 물가 등을 고려해 보면 올해 연평균 물가가 5% 정도 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준금리를 2.75%까지 올릴지 여부는 물가 상승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당분간 물가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했고, 이 총재도 인플레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역할을 강조한 만큼 기대인플레를 잡기 위해 당분간 공격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난해부터 금리를 먼저 올리면서 미국과의 내외금리차 등 정책적 여력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연속 인상하게 되면 '빅스텝'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7,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물가를 잡기위해 선제적으로 올린 후 10월에는 숨고르기 하다가 11월 다시 인상하는 등 연말 2.5%까지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총재가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를 7, 8월에 연속 인상할 것이란 기대가 기정 사실화 됐다"며 "특히 더 이상 선제적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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